[서사클래스0] 성장보다, 성장의 감각이 중요한 이유

2025-01-28


[서사클래스] 16권의 책에서 찾은 성장의 감각 시리즈 0 

성장보다, 성장의 감각이 중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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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별일 아닌 것처럼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곱씹어보게 되는 순간들이죠. 신입사원 때 연말 회식에서 옆자리 과장님이 술에 취해 하셨던 말도 그런 순간 중 하나였습니다. 아마 그 과장님은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하실 겁니다.

“도성아, 올해 영업을 잘하면 어떻게 될 것 같아? 내년에는 영업을 못 할 거야. 그다음 해에는? 다시 영업을 못 하겠지. 그 다음 해에는 또 영업을 잘하고...…”

술에 취해 넋두리를 하시던 과장님의 모습이 잊히지 않습니다. 영업을 잘하면 그다음 해에는 목표가 높게 잡힙니다. 자연히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낮은 평가를 받게 되겠죠. 낮은 평가를 받으면 목표가 낮아지고, 다시 영업을 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지금이야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당시엔 큰 충격이었습니다. 아니, 일종의 ‘현타’가 왔습니다. 노력과 성장, 성장과 성과가 비례하지 않는 세계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깨달은 거죠. 입사 전까지는 노력의 가치를 믿었습니다. 그런데 노력과 성과가 비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당황스럽고, 약간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노력 : 고도성장기의 신화

시간이 흘러 돌이켜보니, 노력하면 성장하고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믿음은 일종의 신화였습니다. 근거 없이 맹목적으로 믿게 된 신화였습니다. 이 신화는 고도성장기를 거친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었습니다.


야마구치 슈와 구노스키 겐의 『일을 잘한다는 것』에서는 이를 ‘인과응보의 세계관’이라고 설명합니다. 주로 일본이 고도성장기였던 1960~70년대의 스포츠 만화에는 역경을 딛고 성장하며 성공하는 주인공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야마구치 슈는 『내일의 죠』와 『거인의 별』을 대표적인 예로 들며, 이 작품들이 ‘인과응보 세계관’을 잘 보여준다고 분석합니다. 가난하지만 재능은 있는 주인공이 피나는 노력을 하면서 성장하고 성취합니다. 


고도성장기의 일본에서는 대학 졸업 후 입사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고, 입사 후 성실히 노력하면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회사가 성장하면 승진의 기회도 자연히 늘어났죠. 노력 → 성장 → 성과라는 연결고리가 현실적으로 가능했던 시기였던 겁니다. 노력으로 성장하고 성취하는 주인공의 서사에 감정이입하기 쉬운 시대였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경제성장률이 높았던 시기에는 노력하면 성장하고, 성장하면 성취한다는 공식이 통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달려라 하니』도 이 시기의 만화였죠.


그러나 이 신화는 고도성장기의 종말과 함께 점차 희미해졌습니다. 1997년 IMF 사태와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며, 개인의 노력이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이로 인해 ‘노력’은 때로 ‘노오력’으로 폄하되기도 했습니다. '노력'이 '노오력'으로 폄하되었던 것은 앞선 세대를 싫어해서가 아닙니다. 그냥 경험이 달랐을 뿐입니다. 앞선 세대에게 노력은 숭고한 가치였죠. 허허벌판이었던 나라와 가정을 노력으로 일으켜세웠던 것은 너무 나도 강렬하게 각인되었겠죠. 하지만 요즘은 달라졌습니다. 사회가 성장하지 않고, 조직이 성장하지 않으면 개인의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적습니다. 우리의 노력이 부족한게 아니라, 사회가 무겁고 견고해진 느낌입니다. 자연스럽게 우리는 우리는 점점 긴 호흡의 노력을 피하게 됩니다. 어찌 보면 이는 현명한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노력이 성과를 보장하지 않는 시대에는 현재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더 중요해졌으니까요. 


하지만 이것이 우리에게 딜레마를 안깁니다. 노력이 성장과 성취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해서 노력을 포기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하던 대로 머물면, 제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점차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거울 나라 앨리스』에 나오는 붉은 여왕은 앨리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여기서는 같은 자리에 머물기 위해서라도 죽을 힘을 다해 뛰어야 해.”

저는 이 붉은 여왕의 딜레마를 정말 너무너무 싫어합니다. 우리의 노력이 고작 현상 유지를 위한 몸부림처럼 느껴져서요. 내가 겨우 제자리에 머물려고 이 고생을 하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다고 안뛸 수도 없죠. 하지만, 남들이 뛰니까 뛰고, 제자리에 머물기 위해서 뛴다라는 생각은 내 삶의 주도권을 빼앗긴 느낌이 듭니다. 

 

시간이 흐르고 나니, 맹목적인 달리기와 자기계발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달리기 자체에서 재미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그냥 재미있어서 달리는 겁니다. 앞으로만 달리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도 달리고,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것이 아니라 달리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거죠. 맥박, 호흡, 점점 변해가는 실력, 달리며 보이는 풍경. 달리기가 목적지가 아닌 그 자체로 즐거움이 될 때, 우리는 붉은 여왕의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성장의 사후성 VS 성장의 동시성

성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장의 목적을 지우고, 오늘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감각을 즐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돌이켜 보니 성장했어'가 아니라, '오늘 내가 성장하고 있구나'라는 감각이요. 고도성장기에는 성취 확률이 높았기 때문에, 성장이 '사후성'을 지니고 있어도 괜찮았습니다. 견디고 나면 성취해있고, 그것으로 의미 부여를 할 수 있는 사이클이 짧았습니다. 지금의 성장은 '동시성'이 있어야 합니다. 내가 노력을 하면서도, '성장하고 있구나'라는 감각을 계속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감각이 성취하지 못했다는 좌절감없이, 우리를 지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지치지 않는 것입니다. 지치지만 않는다면 성장의 감각은 축적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감각은 우리를 성취와 실패의 세계가 아니라, 일하는 즐거움과 성장하는 즐거움의 세계로 이끌어줄 것입니다. 내 일과 삶을 판단하는 기준을 성취했느냐 못했느냐에서 벗어나게 만들어줍니다. 


앞으로 저는 이 성장의 감각을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16권의 책에서 '지치지 않는 성장의 감각'을 만들어내는 데 도움이 되었던 내용과 경험담이 섞인 내용입니다. 제가 외부 강의를 할 때 담았던 내용들을 편하게, 말하듯이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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