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세권에 살고 싶다.
그랬다면, 맥모닝 세트를 수시로 먹었을 텐데..
아침에 씻지도 않고 추리닝 차림으로 먹는 맥모닝세트야말로, 잉여로운 삶의 향기를 아주아주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순간이거늘...
맥도날드가 집에서 멀어서 아쉽다.
특히, 잠에서 깨자마자 30분 이내로 먹는 맥모닝을 먹고, 집에 다시 돌아와서 다시 2시간쯤 잠을 자고
붓기로 가득한 얼굴로 하루를 시작하고 싶다."
붓기 가득한 얼굴로 하루를 시작하고 싶다는 저의 다짐에는 두 가지 욕망이 읽힙니다. 맥모닝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과 너무 힘들어서 좀 잉여롭게 살고 싶다는 욕망이요.
잉여로운 삶을 희망하는 것은 힘들어서겠죠. 항상 바쁩니다. '지금 이 시간만 지나면', '지금 이 일만 끝나면.'
항상 '시간의 끝'을 바라보면 달립니다. 언젠가는 지금과 같은 시간이 결국 끝날 것이라는 희망이요.
하지만, 끝은 없죠. 또 다른 시작과 끝이 보일 뿐입니다.
항상 시간의 끝을 바라본다면, 언제까지나 지칠 수밖에 없다고 박완서 선생님의 인터뷰집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어느 정도 차오를 때까지 기다려야 해요. 취미로 하기엔 글 쓰는 건 힘들어요. 차오를 때까지 기다렸다는 게 지금까지 오래 글을 쓸 수 있게 하는 거 같아요. 경험이 누적돼서 그것이 속에서 웅성거려야 해요. " (박완서의 말/ 박완서)
시간의 끝을 바라보면 지치고 허망하겠지만, 차오르는 시간을 보면 보람되겠죠. 힘들었던 오늘 하루도 격하게 차오른 시간일 테고요.
얼마 전 서사에서 하는 '퇴근 후 책읽기' 모임에서 문학의 쓸모에 대해서 한참을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심리학자나 과학자는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과정에 집중해야 스트레스가 적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우리를 설득합니다. 소설가는 우리에게 '차오를 때까지 기다리라고 합니다.' 과학자는 수직의 시선으로 우리에게 통찰을 주지만, 문학은 왠지 수평의 시선에서 공감하고 성찰하게 만듭니다. 문학은 나와 같은 시선에서 속삭이는 느낌입니다.
이번 주에 밤에 근무하면서 처음 뵌 손님께 김유담 작가님의 '스페이스M'과 '이완의 자세'를 추천했습니다. 2024년에는 가장 많이 밀고 있는 두 권이었는데, 순식간에 재미있게 읽고 나가시더군요. 낮에 어떤 시간을 보내셨는지는 모르지만, 책을 매개로 비슷한 시선을 공유한 것 같아서 뿌듯했습니다. '서사,당신의 서재'와 '서사 라이브러리'를 하면서 '차오르는 시간'을 만들어간다는 것은 이런 것이구나 생각했습니다.
얼마 전에, 우연히 몇 년 전에 썼던 일기를 다시 읽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저는 온마음을 다해 맥모닝을 사랑했더군요.
"맥세권에 살고 싶다.
그랬다면, 맥모닝 세트를 수시로 먹었을 텐데..
아침에 씻지도 않고 추리닝 차림으로 먹는 맥모닝세트야말로, 잉여로운 삶의 향기를 아주아주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순간이거늘...
맥도날드가 집에서 멀어서 아쉽다.
특히, 잠에서 깨자마자 30분 이내로 먹는 맥모닝을 먹고, 집에 다시 돌아와서 다시 2시간쯤 잠을 자고
붓기로 가득한 얼굴로 하루를 시작하고 싶다."
붓기 가득한 얼굴로 하루를 시작하고 싶다는 저의 다짐에는 두 가지 욕망이 읽힙니다. 맥모닝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과 너무 힘들어서 좀 잉여롭게 살고 싶다는 욕망이요.
잉여로운 삶을 희망하는 것은 힘들어서겠죠. 항상 바쁩니다. '지금 이 시간만 지나면', '지금 이 일만 끝나면.'
항상 '시간의 끝'을 바라보면 달립니다. 언젠가는 지금과 같은 시간이 결국 끝날 것이라는 희망이요.
하지만, 끝은 없죠. 또 다른 시작과 끝이 보일 뿐입니다.
항상 시간의 끝을 바라본다면, 언제까지나 지칠 수밖에 없다고 박완서 선생님의 인터뷰집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어느 정도 차오를 때까지 기다려야 해요. 취미로 하기엔 글 쓰는 건 힘들어요. 차오를 때까지 기다렸다는 게 지금까지 오래 글을 쓸 수 있게 하는 거 같아요. 경험이 누적돼서 그것이 속에서 웅성거려야 해요. " (박완서의 말/ 박완서)
시간의 끝을 바라보면 지치고 허망하겠지만, 차오르는 시간을 보면 보람되겠죠. 힘들었던 오늘 하루도 격하게 차오른 시간일 테고요.
얼마 전 서사에서 하는 '퇴근 후 책읽기' 모임에서 문학의 쓸모에 대해서 한참을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심리학자나 과학자는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과정에 집중해야 스트레스가 적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우리를 설득합니다. 소설가는 우리에게 '차오를 때까지 기다리라고 합니다.' 과학자는 수직의 시선으로 우리에게 통찰을 주지만, 문학은 왠지 수평의 시선에서 공감하고 성찰하게 만듭니다. 문학은 나와 같은 시선에서 속삭이는 느낌입니다.
이번 주에 밤에 근무하면서 처음 뵌 손님께 김유담 작가님의 '스페이스M'과 '이완의 자세'를 추천했습니다. 2024년에는 가장 많이 밀고 있는 두 권이었는데, 순식간에 재미있게 읽고 나가시더군요. 낮에 어떤 시간을 보내셨는지는 모르지만, 책을 매개로 비슷한 시선을 공유한 것 같아서 뿌듯했습니다. '서사,당신의 서재'와 '서사 라이브러리'를 하면서 '차오르는 시간'을 만들어간다는 것은 이런 것이구나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