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나는 언제 멍청이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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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을 좋아할 때, 꼭 내용 혹은 문장 때문만은 아닙니다. 때로는 제목과 디자인 때문에 좋아하는 책도 있죠. 바로 이 책처럼요. 아주 강렬합니다. 우리는 모두가 항상 이 생각을 하죠. 나는 참 합리적이고 이성적인데… 왜 이렇게 내 주변의 인간들은 비이성적이고 멍청할까? 이런 삶의 미스테리를 풀어줄 것 같은 기대를 품게 하는 책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풀어주지는 못합니다. 초반에는 "아… 맞어, 맞어, 이런 멍청이들이 있지"라며 읽다가… "이거 혹시 난가?"라는 기분 나쁜 성찰을 하게 하는 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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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딱 한 번만 읽었습니다. 두 번 읽으면 기분이 나쁠까 봐요. 내가 표지 속에 등장하는 그 멍청이구나라고 확신할 것 같아서요.

2.

이 책을 덮고 나서, "나는 언제 멍청이가 될까?"를 고민해봤습니다. 제가 멍청이가 될 때에는 주로 "내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다짐할 때입니다. "내"가 해결하겠다는 생각이 강할수록 시야가 극도로 좁아집니다.

나의 몇 안 되는 성취나 성장 경험에서 해결책을 끄집어내려는 경향이 아주아주 강했습니다. 결국 내가 시도해볼 수 있는 다른 가능성을 찾아보기보다는 익숙한 경험에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합니다.

다만, '나'라는 주어를 빼고 "해결책을 찾겠다"라고 다짐하면 달라집니다. 시야가 조금 넓어집니다. 내 경험에 대한 집착에서도 벗어나고, 문제를 바라보는 내 시선이나 전제도 적당히 의심하게 됩니다. 의심하는 만큼 타인의 의견에 대한 수용성도 높아졌습니다.

어려움을 만난다면, 꼭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만났다면 내가 해결하려는 생각부터 버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게 제가 멍청이가 되지 않는 방법이었습니다.

3.

내가 언제 멍청이가 되는지를...아주 살짝 생각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기분 나쁜 고민이지만, 의외로 실패를 줄일 수 있는 발견을 할 수도 있습니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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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서점에서 독서모임에 참석하셨던 분들과 서점 정리를 했는데....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저는 별로 한 게 없는데, 너무 피곤함을 느껴서 깨달았습니다. '이제는 밤늦게 일하면 안되는구나!' 퇴근하고 오셔서, 서사에서 함께 해주신 분들께 아주아주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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