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릿 GRIT | 앤절라 더크워스
월간 윤종신에서 배운 꾸준함의 비밀
정도성 서사 대표

월간 윤종신, 2013
영상을 만드는 형과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대화를 나눴습니다.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법이 화두였습니다. 대화하다 보니,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법으로 시작한 대화가 내가 좋아하는 일을 잘하는 법으로 흐르더군요.
좋아하는 일을 잘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좋아하다보니, 기준도 높아집니다. 타인의 시선도 무섭지만, 나의 시선은 까다롭죠. 이 골치 아픈 두 가지의 시선을 이겨내고, 어떻게 하면 좋아하는 일을 잘할까 하는 대화를 이어가다가….'윤종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월간 윤종신은 2010년 3월에 처음 발매된 이후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곡씩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것도 어려운데, 발표합니다. 녹음도 하고, 디자인도 하고, 유통까지
꾸준함, 재능을 이기는 재능
윤종신이 '월간 윤종신'을 시작한 이유는 평가에서 벗어나기 위함이었다고 합니다. 앨범을 낼 때마다 마케팅하고, 인기 순위에 목숨 걸고, 평론가나 대중들의 시선에 전전긍긍하지 않기 위해, '꾸준함'을 택했습니다. 누가 뭐라 하든,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죠.
꾸준함이 평가를 초월하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상상해 보면…. 어쩌다 한 번 곡을 발매한다면, 그 곡의 평가는 윤종신에 대한 평가로 이어지겠죠. 2년 동안 노력한 결과물, 혹은 3년 동안 노력한 결과물로 그를 평가하겠지만..매달 곡이 나온다면, 그냥 곡에 대한 평가로 끝납니다. 어차피 다음 달에 또 곡이 나올 텐데, 이번 달의 곡으로 섣불리 윤종신을 평가할 수 없겠죠. 꾸준함은 결과에 대한 평가가 사람에 대한 평가로 이어지게 하지 않습니다. 내 결과물에 자신이 없다면, 오히려 꾸준해야겠습니다.
윤종신의 인터뷰를 접하고 나니, 윤종신에 대한 감탄이 나왔습니다. 그리곤, 이슬아 작가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꾸준함이 재능을 이긴다'라는 이슬아 작가의 말이요.
아…. 그런데, 저는 이슬아 작가의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윤종신의 경우를 봐도, 꾸준함이 재능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꾸준함이 재능입니다.
월간 윤종신 바이닐
2.
시선의 균형
평가에서 벗어나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즐거움은 꾸준함이 만들어준 결과와 선물입니다. 그러면, 이 꾸준함의 원동력은 무엇일지 궁금해서, 그의 인터뷰를 찾아보았습니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상태에서 음악을 시작한 게 오히려 제 성장에게 큰 도움이 되었어요.
부족한 상태에서 음악하다 보니 제 음악을 구현하는데 어떤 사람이 도움이 될지 항상 생각했어요.
저 자신을 보는 시간과 남을 보는 시간의 균형을 잘 맞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주로 협업이 많았고, 이야깃거리도 많이 떠올라 좋은 음악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었죠
윤종신 2019년 8월 인터뷰 中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다는 결핍을 협업으로 해소한 것도 크지만, 저는 '시간의 밸런스'가 눈에 더 들어왔습니다. 나 자신을 이해하는 시간과 남을 바라보는 시간의 조화. 꾸준하기 위해서는 나만의 즐거움이나 재미에 매몰되지 않고, 타인의 시선으로 꾸준히 바라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는 윤종신 씨처럼 조화롭지 못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의 출발은 내 삶의 가치에 출발해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과도하게 '저 자신을 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함정에 걸린 셈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고 오랫동안 고민해 온 일이니, 나만의 방식으로 잘하겠다는 함정. 내가 좋아하는 것을 취미로 오래 할 때에는 상관없지만, '일'로 오래하고 싶다면 피해야 하겠죠.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남을 보는 시간이 있어야, 내가 선명하게 보일 것 같습니다. 종일 나만 보고 있다면, 무엇을 비교해 가면서 나와 내 일을 판단할까요.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려면, 결국 '시선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걸 느낍니다. 그때그때 나의 부족함과 기울어짐을 알아차리고, 다시 조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의 시선은 어느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지 궁금합니다. 나에게만 향해 있는지, 밖으로만 향해있는지…. 아니면 이미 균형이 잡혀 있는지요.
그릿 GRIT | 앤절라 더크워스
월간 윤종신에서 배운 꾸준함의 비밀
정도성 서사 대표
월간 윤종신, 2013
영상을 만드는 형과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대화를 나눴습니다.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법이 화두였습니다. 대화하다 보니,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법으로 시작한 대화가 내가 좋아하는 일을 잘하는 법으로 흐르더군요.
좋아하는 일을 잘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좋아하다보니, 기준도 높아집니다. 타인의 시선도 무섭지만, 나의 시선은 까다롭죠. 이 골치 아픈 두 가지의 시선을 이겨내고, 어떻게 하면 좋아하는 일을 잘할까 하는 대화를 이어가다가….'윤종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월간 윤종신은 2010년 3월에 처음 발매된 이후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곡씩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것도 어려운데, 발표합니다. 녹음도 하고, 디자인도 하고, 유통까지
꾸준함, 재능을 이기는 재능
윤종신이 '월간 윤종신'을 시작한 이유는 평가에서 벗어나기 위함이었다고 합니다. 앨범을 낼 때마다 마케팅하고, 인기 순위에 목숨 걸고, 평론가나 대중들의 시선에 전전긍긍하지 않기 위해, '꾸준함'을 택했습니다. 누가 뭐라 하든,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죠.
꾸준함이 평가를 초월하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상상해 보면…. 어쩌다 한 번 곡을 발매한다면, 그 곡의 평가는 윤종신에 대한 평가로 이어지겠죠. 2년 동안 노력한 결과물, 혹은 3년 동안 노력한 결과물로 그를 평가하겠지만..매달 곡이 나온다면, 그냥 곡에 대한 평가로 끝납니다. 어차피 다음 달에 또 곡이 나올 텐데, 이번 달의 곡으로 섣불리 윤종신을 평가할 수 없겠죠. 꾸준함은 결과에 대한 평가가 사람에 대한 평가로 이어지게 하지 않습니다. 내 결과물에 자신이 없다면, 오히려 꾸준해야겠습니다.
윤종신의 인터뷰를 접하고 나니, 윤종신에 대한 감탄이 나왔습니다. 그리곤, 이슬아 작가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꾸준함이 재능을 이긴다'라는 이슬아 작가의 말이요.
아…. 그런데, 저는 이슬아 작가의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윤종신의 경우를 봐도, 꾸준함이 재능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꾸준함이 재능입니다.
2.
시선의 균형
평가에서 벗어나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즐거움은 꾸준함이 만들어준 결과와 선물입니다. 그러면, 이 꾸준함의 원동력은 무엇일지 궁금해서, 그의 인터뷰를 찾아보았습니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다는 결핍을 협업으로 해소한 것도 크지만, 저는 '시간의 밸런스'가 눈에 더 들어왔습니다. 나 자신을 이해하는 시간과 남을 바라보는 시간의 조화. 꾸준하기 위해서는 나만의 즐거움이나 재미에 매몰되지 않고, 타인의 시선으로 꾸준히 바라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는 윤종신 씨처럼 조화롭지 못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의 출발은 내 삶의 가치에 출발해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과도하게 '저 자신을 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함정에 걸린 셈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고 오랫동안 고민해 온 일이니, 나만의 방식으로 잘하겠다는 함정. 내가 좋아하는 것을 취미로 오래 할 때에는 상관없지만, '일'로 오래하고 싶다면 피해야 하겠죠.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남을 보는 시간이 있어야, 내가 선명하게 보일 것 같습니다. 종일 나만 보고 있다면, 무엇을 비교해 가면서 나와 내 일을 판단할까요.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려면, 결국 '시선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걸 느낍니다. 그때그때 나의 부족함과 기울어짐을 알아차리고, 다시 조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의 시선은 어느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지 궁금합니다. 나에게만 향해 있는지, 밖으로만 향해있는지…. 아니면 이미 균형이 잡혀 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