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짧게 쓰는 법ㅣ벌린 클링켄보그
나의 하루를 어떻게 사랑할까
정도성 서사대표
어제, 우연히 영화 '인턴'의 한 장면을 보았습니다. 늦은 밤 사무실에서 로버트 드니로와 앤 해서웨이가 피자를 먹으며 대화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앤 해서웨이가 전에 하던 일을 묻자, 로버트 드니로는 전화번호부를 만드는 회사의 부사장으로 근무했다고 대답합니다. 앤 해서웨이가 할아버지 뻘이 되는 인턴에게 설마설마하며 이곳이 전에 근무하던 회사냐고 묻습니다.

맞다고 대답하며, 40년 동안 일했던 공간에 대해 이야기하던 로버트 드 니로의 표정이 너무너무 기억에 남았습니다. 회한에 젖은 표정도 아니고, 과거에 잘나갔지만 지금은 이렇게 인턴을 하고 있다는 부끄러움이나 아쉬움도 없었습니다. 그저 자신의 시간들을 사랑하는 표정이었습니다.
지난 40년을 사랑하고, 오늘 하루도 사랑하는 사람의 표정이었습니다. 너무 놀라웠습니다. 저만 해도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아쉬움과 후회 등등 결코 긍정적이지 않은 감정과 생각들이 가득 찹니다.
오늘의 나를 긍정하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노력이 아주 많이 필요합니다. (비록 연기이기는 하지만) 로버트 드 니로의 표정은 저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말하는 장면을 반복해서 봤습니다.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아야, 40년을 일한 공간에 인턴으로 다시 찾아가도 저런 표정이 나올까?
끊임 없이 생각해봤는데...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궁금한데 정말 모르겠네'를 되뇌이다가, 주말에 읽었던 '짧게 잘 쓰는 법'이 떠올라서, 밑줄 친 부분을 펼쳐보았습니다.
여러분은 어딘가에 있을 의미를 향해
큰 그림의 목적을 향해 달려가느라
그런 문장들을 보고도 무시합니다.
어쩐지 지금 쓰고 있는 문장 하나보다
그런 것들이 더 중요한 듯 싶거든요.
여러분이 찾아 헤매는 의미나 글 전체의 목적이
여러분이 쓰는 문장에 전적으로 달려 있는데도 말입니다.
사실 글에 담긴 의도와 빨리 다 써버리고 싶은 마음 때문에
문장에 쏟아야 할 주의가 분산되어 버린 것입니다.
독자가 읽는 것은 문장인데 말입니다.
[벌린 클링켄보그ㅣ짧게 쓰는 법]
벌린 클링켄보그는 이런 '그런 문장'을 클리셰처럼 익숙하게 써왔던 문장들이라고 말합니다. 글이 인생, 문장이 하루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인생과 일의 큰 목표는 세우지만, '오늘 하루를 잘 살기' 위한 계획은 세우지 않습니다.
먼 미래의 변화를 위해 노력은 하지만, 오늘 하루는 익숙한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죠. 저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전형적으로 글쓰는 목적을 위해 문장을 고민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독자가 읽는 것이 문장이듯이, 우리가 만나는 것은 오늘 하루하루인데 말이죠. 40년을 잘 살기 위한 노력과 오늘 하루를 '잘' 살기 위한 노력은 조금 다를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40년 후에도 나의 시간들을 사랑하는 표정이 나오게 하려면, 오늘 뭘 해야 하는지를요.
짧게 쓰는 법ㅣ벌린 클링켄보그
나의 하루를 어떻게 사랑할까
정도성 서사대표
어제, 우연히 영화 '인턴'의 한 장면을 보았습니다. 늦은 밤 사무실에서 로버트 드니로와 앤 해서웨이가 피자를 먹으며 대화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앤 해서웨이가 전에 하던 일을 묻자, 로버트 드니로는 전화번호부를 만드는 회사의 부사장으로 근무했다고 대답합니다. 앤 해서웨이가 할아버지 뻘이 되는 인턴에게 설마설마하며 이곳이 전에 근무하던 회사냐고 묻습니다.
맞다고 대답하며, 40년 동안 일했던 공간에 대해 이야기하던 로버트 드 니로의 표정이 너무너무 기억에 남았습니다. 회한에 젖은 표정도 아니고, 과거에 잘나갔지만 지금은 이렇게 인턴을 하고 있다는 부끄러움이나 아쉬움도 없었습니다. 그저 자신의 시간들을 사랑하는 표정이었습니다.
지난 40년을 사랑하고, 오늘 하루도 사랑하는 사람의 표정이었습니다. 너무 놀라웠습니다. 저만 해도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아쉬움과 후회 등등 결코 긍정적이지 않은 감정과 생각들이 가득 찹니다.
오늘의 나를 긍정하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노력이 아주 많이 필요합니다. (비록 연기이기는 하지만) 로버트 드 니로의 표정은 저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말하는 장면을 반복해서 봤습니다.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아야, 40년을 일한 공간에 인턴으로 다시 찾아가도 저런 표정이 나올까?
끊임 없이 생각해봤는데...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궁금한데 정말 모르겠네'를 되뇌이다가, 주말에 읽었던 '짧게 잘 쓰는 법'이 떠올라서, 밑줄 친 부분을 펼쳐보았습니다.
벌린 클링켄보그는 이런 '그런 문장'을 클리셰처럼 익숙하게 써왔던 문장들이라고 말합니다. 글이 인생, 문장이 하루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인생과 일의 큰 목표는 세우지만, '오늘 하루를 잘 살기' 위한 계획은 세우지 않습니다.
먼 미래의 변화를 위해 노력은 하지만, 오늘 하루는 익숙한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죠. 저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전형적으로 글쓰는 목적을 위해 문장을 고민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독자가 읽는 것이 문장이듯이, 우리가 만나는 것은 오늘 하루하루인데 말이죠. 40년을 잘 살기 위한 노력과 오늘 하루를 '잘' 살기 위한 노력은 조금 다를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40년 후에도 나의 시간들을 사랑하는 표정이 나오게 하려면, 오늘 뭘 해야 하는지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