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혹시 나도 회피형? 감정 난독증을 위한 감정 사용 설명서😉

감정의 이해 | 엠마 헵번

혹시 나도 회피형? 감정 난독증을 위한 감정 사용 설명서😉


영화 <인사이드 아웃>은 기쁨, 슬픔, 분노 등의 인간의 감정을 시각화하여 재미를 주죠. 영화에서 감정들은 뇌의 개별적인 범주에 존재하는 기본 감정에 기반하지만, 실제로 감정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복잡한 감정을 이해하면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도움이 될 수가 있습니다. 기쁨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뿐 아니라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도 내 삶을 이해하는 데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감정이라는 쿠키

감정은 우리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감정을 만드는 과정은 마치 쿠키를 만들고 굽는 과정과 같습니다. 쿠키를 만드는 파티셰는 뇌입니다. 감정이라는 쿠키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재료는 개인의 역사, 신체 상태, 기분, 맥락, 문화, 언어 등이며, 이러한 조합에 따라 결과물이 개인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감정은 우리가 어떤 일을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신체의 데이터에도 깊이 관여합니다. 


예를 들어 길을 가다가 귀여운 강아지를 만나면 기쁨 감정이 생깁니다. 그러나 곧 그 강아지가 위협적으로 으르렁거리면 공포를 느끼게 되고 이를 통해 뇌는 감정을 학습하게 됩니다. 나아가 감정은 신체의 자원을 관리하고 활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긴장감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하고, 편안함은 에너지를 절약하게 만드는 등 감정은 우리 몸이 언제 에너지를 소비하고 절약해야 하는지 판단하게 해주는 것이죠. 이렇게 감정은 우리 몸이 언제 에너지를 소비하고 절약해도 되는지에 대한 판단을 내려주는 일종의 나침반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생각이 먼저일까, 감정이 먼저일까?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도 우리 뇌는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면서 계속 생각하고 있습니다. 생각은 뉴런이 패턴을 따라 연결되어 서로 자극을 주고받음으로써 이루어지는 전기적 자극입니다. 또한, 생각은 우리의 마음과 세상 사이의 창이며, 생각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연결고리를 만들고 생각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2020년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하루에 약 6,200개의 생각 벌레를 경험한다고 합니다. 생각 벌레란 뇌 스캐너를 통해 생각의 활동이 눈에 띄게 변화하는 순간을 뜻하는 것으로 감정과 본질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생각이 감정을 유발한다고 말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양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머리로는 생각과 감정이 양방향인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해도, 어떤 날은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떨쳐버리기조차 버거울 때가 있습니다. 


몸과 마음이 지쳐 부정적인 생각을 제거해야 겠다는 에너지조차 없는 것이죠. 이럴 때는 어떤 해결책을 찾는 것이 아니라 그냥 뇌에 휴식을 주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회피가 아니라 뇌가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집중의 방향을 전환하는 일종의 스킬입니다. 열심히 준비한 자격증 시험에서 원하던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좌절감을 느끼는 대신 즐거웠던 여름 휴가 사진을 보고 신나는 음악을 듣는 등 내 감정에게 즐거움을 주는 활동을 의도적으로 실천해 보세요. 때로는 불필요한 감정을 그냥 좀 흘려보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지켜야하는 감정: 평온함과 자부심 

평온함과 같은 감정은 긴장 상태에서 빠져나와 감정의 롤러코스터 속도를 늦추고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해줍니다. 평온함과 같이 나에게 안정감을 주는 감정은 소화를 돕고, 스트레스를 조절하며 마음은 물론 몸까지 건강하게 만들며 신체 예산을 균형 있게 유지하는 효용성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평온함을 느끼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휴식은 게으르고 나태한 것’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평온한 상태를 지향하는 우리에게 고뇌를 주기도 하죠. 하지만 평온함이 주는 긍정적 영향을 보자면 평온함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감정입니다. 자부심도 나를 지키는 데 꼭 필요한 감정입니다. 우리는 종종 자신에 대해 자랑스러워해서는 안 되고, 성취를 숨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겸손함과 자부심을 동일하다고 치부합니다.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느끼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경우가 있죠. 이때의 자부심은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다고 느끼는 감정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향해야 할 자부심은 심플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훌륭하다는 것, 매일 극복해야 할 어려움이 있다는 것 등 나의 성취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자부심은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유익한 일상의 성공을 축하하는 것이죠. 오늘 한 일 중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나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세요!

내가 흘려보내야 하는 감정: 불안 

인생이 언제나 평온하고 기쁘고 자부심 가득찬 감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죠. 우리를 부정적으로 만드는 불안이라는 감정도 잘 살펴주어야 합니다. 불안이란 특정 생각에 사로잡히거나, 몸과 마음이 울렁거리는 등 다양한 신체 및 정신적 반응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우리는 불안하다고 느끼면 긴장, 걱정, 초조를 넘어 공포까지 느끼게 되는 경우가 있죠. 유사한 감정으로는 걱정과 두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불안이 언제나 부정적인 특징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불안은 신체가 올바른 에너지와 신체 자원을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게 해주고 뇌에게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 호르몬을 분비하라는 신호를 보내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키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불안이 닥쳤을 때 상황을 회피해버리곤 합니다. 


회피가 정신적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항상 불안에 대한 대응책으로 사용한다면 더 이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두려움에 직면하는 것입니다. 두려운 것을 피하는 뇌는 불안이라는 감정을 만들어 내지만 두려운 것에 익숙해지면 불안감이 사라지고 다른 예측으로 경로를 수정하게 된다는 과학적 연구도 있습니다. 


차라리 통제할 수 없는 일에만 집중하는 대신, 통제 가능한 일을 더 잘하는 방법을 고민하며 뇌가 감정에서 한 발짝 물러설 수 있게 할 때 우리를 괴롭히는 불안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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