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매키 , 라젠드라 시소디어 | 돈 착하게 벌 수는 없는가] 김ㅈ은 수학

금요일부터 '서사, 당신의 서재'의 이사가 작되었습니다. '시작되었다'고 표현하는 이유는 방배동에 새롭게 정착하기까지 많은 단계가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금요일 밤, 방배동에 짐을 다 옮긴 후, 녹차를 사러 편의점으로 향했습니다. 요즘 이상하게 녹차에 빠져서 자주 마시고 있거든요. 편의점을 나오면서 고개를 들었을 때, 강렬한 간판이 눈에 띄었습니다. '김정은 수학'이라는 글귀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고, 쓰레드에 글을 남겼습니다. 반응이 폭발적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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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수와 댓글이 어마어마 했습니다. 81개의 댓글 중에서 제가 선정한 베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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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온 날, 정말 아무것도 아닌 SNS 하나에 혼자 즐거워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일로 즐거울 수 있었던 것은 서점을 이사할 때 마음이 가벼웠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서교동에 있던 서점을 코로나로 인해 떠날 때는 정말 마음이 심란했습니다. 한참 재미있게 운영하던 서점이었기에 떠나는 게 아쉬웠습니다. 특히 서교동에서 맺었던 인연들과 멀어진다는 느낌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이번에는 그런 감정이 덜했습니다. 서교동을 떠날 때는 마지막 인사가 '죄송해요'였습니다. 용산에서 만났던 손님들과의 마지막 인사는 대부분 '방배동에서 뵈어요'였습니다. 장소는 바뀌어도 사람은 그대로니, '마지막'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경영학에서 서벅션 모델(Servuction) 이 있습니다. 이는 고객 경험의 구성 요소를 설명하는 모델입니다. 이 모델의 구성 요소는 네 가지입니다: 서비스스케이프(공간), 서비스 제공자(직원), 비가시적 조직과 시스템(프로세스), 고객입니다. 서사가 서빙고에서 방배동으로 옮기는 것은 서비스스케이프만 바뀌는 것입니다. 큰 변화지만, 본질이 바뀌는 변화는 아니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 서빙고에서 만난 분들도 함께 옮겨가는 기분이 들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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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서사, 당신의 서재'를 대표하는 심상으로 간직하고 있는 사진입니다. 아마 서교동 서사에서 금요일 밤에 찍은 것 같습니다. 그때 시간이 자정을 넘겨 12시 30분쯤이었어요. 그때는 체력이 좋아 금요일 밤에 25시, 가끔은 26시까지 영업하곤 했습니다. 저 사진에서 사람이 빠지면, 정말 휑한 공간이 됩니다. 저 사진을 찍고 나서 생각했습니다. '공간의 의미를 만드는 것은 사람이구나'라고요. 서사가 '당신의 서재'가 될 수 있는 것은 서사에서 읽고 쓰고 생각했던 사람들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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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8년 전에 존 매키가 쓴 '돈 착하게 벌 수 없는가'를 아주 비판적인 시각으로 읽었습니다. 존 매키는 기업이 크게 이익을 보는 약탈적 자본주의가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 (직원과 고객, 심지어는 자연까지)들을 이롭게 하고,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깨어있는 자본주의'로 기업을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솔직히 그 때는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너무 이상적인 생각이 아닌가....아주아주 비판적이었지만, 반박은 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존 매키는 홀푸드 마켓의 설립자였거든요. 직원 경험도 탁월하고, 고객 경험에도 탁월한 회사로, 수 많은 경영학 서적에 지긋지긋할 정도로 반복되어 나오는 회사죠. 경험 위에 놓여있던 그의 언어는 힘이 있었습니다. 그 힘에 압도되어 반박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반박하기보다, 서사를 통해서 그의 생각에 동참하고 싶습니다.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좀더 이롭게...아니 이롭다는 표현은 저답지 않네요. 서사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는 삶을 사는데 아주아주 살짝 힘을 보내고 싶습니다. 참깨라면의 마지막에 넣는 후첨스프정도의 기여도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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