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어른이란 무엇인가'로 레터를 발행하고 나서, 답장을 많이 받았습니다. 각자가 생각하는 어른의 정의를 나눠주셨는데, 혼자 보기 아까워서 공유드립니다. 물론 답장 내용 중에는 '멋진 어른이 되기에 전 틀려먹었어요.' 류가 많았고 '굳이 어른이 왜 되어야 하느냐'라는 답장도 있었습니다. 보내주셨던 답장들 중에서 희망찬 정의들을 공유해드립니다.
일단 사전적 정의를 알려주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다 자란 사람 / 자기 일에 책임을 지는 사람 / 결혼한 사람 등등 ...
제일 많았던 정의는 성장과 책임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 내 자리에서, 나에게 기대되는 것을, 내가 감당할 수 있은 만큼만이라도 책임지면서 사는 사람.
- 남에게 의지하지 않아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 사람.
-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사람.
- 필요하다면, 하기 싫은 일도 묵묵히 해내는 사람
- 부족함을 알고, 끊임없이 배우려는 사람
- 본인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불완전한 삶에 최선을 다하는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사람
-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통의 책임의식을 가지고, 그들을 돌보며 보호하는 일에 책임을 다하는 개인
가장 인상적인 정의는 아래 두 가지였습니다.
"난 (비속어 죄송)등신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딱히 특별할 거 없다….오늘 하루 일단 잘 해보자"
'어른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저는 등X입니다"라는 상상치도 못한 대답.
상상력을 벗어난 대답에 소리내어 웃었습니다. 저렇게 셀프디스를 한 후에 종종 '나 정도면 훌륭한듯?ㅋㅋ' 하고 위로를 추가하신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어른이 된다는 것은 경험과 시간이 쌓여서 '오죽하면 그러겠냐' 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배우 김남길씨가 출연한 유튜브에 나오는 정의입니다. 감사하게도, 유튜브 링크도 알려주셨습니다.
https://youtu.be/M5-KjlM5Lh0?si=ZeCi4yI1UxWLp2h4
영상을 보는데, 희한하게 위로가 되더군요. 원래는 '어른의 정의만 공유하고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위로와 관련하여 떠오르는 책이 있어 더 써보겠습니다. 아라이 유키의 '말에 구원받는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는 2011년에 동일본 대지진 당시의 상황이 등장합니다. 동일본 지역이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었죠. 지진과 쓰나미, 원전 폭발. 이 세 가지 재앙이 한꺼번에 닥쳤습니다. 무려 19,000명이 죽거나 실종되었다고 합니다. 세월호 사건을 떠올려보면, 동일본 대지진이 일본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을지 쉽게 상상이 갑니다.
당시의 피해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에 모티브가 되기도 하죠. 여기서는 지진 대신 '혜성 충돌'이 등장합니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 일본의 문학자 아라이 유키는 고민했다고 합니다. 문학자로서 도대체 뭘 할 수 있을지를요.
몸을 움직여 구조하는 것 외에, 다른 일들이 너무 무력하게 느껴졌을 겁니다. 그는 '말을 다루는 일'에 부끄러움마저 느꼈습니다. 당시 일본 사회는 피해자들을 어떻게 격려할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극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힘내'라고 할 수도 없고, '지면 안 돼'라는 말도 의미가 없습니다. 이미 졌으니까요. 그리고, 자연 앞에서 우리가 승패를 가를 수는 없죠. '괜찮다'라고 말을 할 수도 없고요. 괜찮지 않은 사람에게 어떻게 괜찮다고 합니까. 불난집에 부채질하는 거죠. 그래서 나온 격려가 "혼자가 아니에요"였습니다.
아라이 유키는 이것마저 재난을 당한 사람들에게는 부족한 표현이라고 말합니다. 힘도 안 되고, 실질적인 도움도 안 되는 표현이라면서요.
저는 원래 작가들 말이라면 쉽게 믿어버리는데, 아라이 유키의 이 주장은 동의가 안 되더군요.
인간은 상상을 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흑백사진에 영어 등장하면, 명언짤이 된다고 하더니... 맞는 것 같습니다. 다크나이트의 빌런 하비 덴트가 위인 같네요.]
'동 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 라는 배트맨의 대사를 아주 좋아합니다.
가장 어두운 시간에도 밝은 내일을 상상할 수 있기에 나올 수 있는 말입니다.
"혼자가 아니에요"라는 말이 직접적인 도움은 안 되지만, 나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상상하는 데에는 도움이 됩니다.
괜찮아도 마찬가지겠죠. 괜찮지 않은 현실이지만, 괜찮은 내일을 상상하게는 할 수 있습니다.
동물이라면 격려와 위로가 무력하겠지만, 우리는 상상을 할 수 있는 인간입니다. 위로의 말을 들은 인간은 희망을 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말이 무력한 것은 말로 바꿀 수 있는 상황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말은 상황을 변화시킬 수 없어도, 사람은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말에 의해 변화한 사람은 다시 상황을 바꿀 수 있습니다.
내 주변 사람들에게도, 나에게도 격려와 위로에 인색하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좀 모질라 보여도..위에 표현한 것처럼 때로는 ㅇㅇ처럼 느껴지는 날이 있어도, 위로하고 아껴주다보면... 어느 샌가 밥값을 하는 날이 올 겁니다.
cf. 아라이 유키의 '말에 구원받는다는 것'에 대한 내용은...에픽어스에도 있습니다.
아.. '어른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장 중에 난데 없이 남편 아니 배우자 비난을 하시는 분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분명 어른인데, 우리 집에 있는 그 ㅇㅇ은 도대체 왜 그러느냐? 밤새 포켓몬을 잡는다. 기사도 아닌데 왜 그렇게 용을 잡느냐. 야구선수냐 등등... 3초 정도 저를 돌아보았습니다.
'도대체 어른이란 무엇인가'로 레터를 발행하고 나서, 답장을 많이 받았습니다. 각자가 생각하는 어른의 정의를 나눠주셨는데, 혼자 보기 아까워서 공유드립니다. 물론 답장 내용 중에는 '멋진 어른이 되기에 전 틀려먹었어요.' 류가 많았고 '굳이 어른이 왜 되어야 하느냐'라는 답장도 있었습니다. 보내주셨던 답장들 중에서 희망찬 정의들을 공유해드립니다.
일단 사전적 정의를 알려주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다 자란 사람 / 자기 일에 책임을 지는 사람 / 결혼한 사람 등등 ...
제일 많았던 정의는 성장과 책임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 내 자리에서, 나에게 기대되는 것을, 내가 감당할 수 있은 만큼만이라도 책임지면서 사는 사람.
- 남에게 의지하지 않아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 사람.
-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사람.
- 필요하다면, 하기 싫은 일도 묵묵히 해내는 사람
- 부족함을 알고, 끊임없이 배우려는 사람
- 본인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불완전한 삶에 최선을 다하는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사람
-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통의 책임의식을 가지고, 그들을 돌보며 보호하는 일에 책임을 다하는 개인
가장 인상적인 정의는 아래 두 가지였습니다.
"난 (비속어 죄송)등신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딱히 특별할 거 없다….오늘 하루 일단 잘 해보자"
'어른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저는 등X입니다"라는 상상치도 못한 대답.
상상력을 벗어난 대답에 소리내어 웃었습니다. 저렇게 셀프디스를 한 후에 종종 '나 정도면 훌륭한듯?ㅋㅋ' 하고 위로를 추가하신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어른이 된다는 것은 경험과 시간이 쌓여서 '오죽하면 그러겠냐' 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배우 김남길씨가 출연한 유튜브에 나오는 정의입니다. 감사하게도, 유튜브 링크도 알려주셨습니다.
https://youtu.be/M5-KjlM5Lh0?si=ZeCi4yI1UxWLp2h4
영상을 보는데, 희한하게 위로가 되더군요. 원래는 '어른의 정의만 공유하고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위로와 관련하여 떠오르는 책이 있어 더 써보겠습니다. 아라이 유키의 '말에 구원받는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는 2011년에 동일본 대지진 당시의 상황이 등장합니다. 동일본 지역이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었죠. 지진과 쓰나미, 원전 폭발. 이 세 가지 재앙이 한꺼번에 닥쳤습니다. 무려 19,000명이 죽거나 실종되었다고 합니다. 세월호 사건을 떠올려보면, 동일본 대지진이 일본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을지 쉽게 상상이 갑니다.
당시의 피해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에 모티브가 되기도 하죠. 여기서는 지진 대신 '혜성 충돌'이 등장합니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 일본의 문학자 아라이 유키는 고민했다고 합니다. 문학자로서 도대체 뭘 할 수 있을지를요.
몸을 움직여 구조하는 것 외에, 다른 일들이 너무 무력하게 느껴졌을 겁니다. 그는 '말을 다루는 일'에 부끄러움마저 느꼈습니다. 당시 일본 사회는 피해자들을 어떻게 격려할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극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힘내'라고 할 수도 없고, '지면 안 돼'라는 말도 의미가 없습니다. 이미 졌으니까요. 그리고, 자연 앞에서 우리가 승패를 가를 수는 없죠. '괜찮다'라고 말을 할 수도 없고요. 괜찮지 않은 사람에게 어떻게 괜찮다고 합니까. 불난집에 부채질하는 거죠. 그래서 나온 격려가 "혼자가 아니에요"였습니다.
아라이 유키는 이것마저 재난을 당한 사람들에게는 부족한 표현이라고 말합니다. 힘도 안 되고, 실질적인 도움도 안 되는 표현이라면서요.
저는 원래 작가들 말이라면 쉽게 믿어버리는데, 아라이 유키의 이 주장은 동의가 안 되더군요.
인간은 상상을 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흑백사진에 영어 등장하면, 명언짤이 된다고 하더니... 맞는 것 같습니다. 다크나이트의 빌런 하비 덴트가 위인 같네요.]
'동 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 라는 배트맨의 대사를 아주 좋아합니다.
가장 어두운 시간에도 밝은 내일을 상상할 수 있기에 나올 수 있는 말입니다.
"혼자가 아니에요"라는 말이 직접적인 도움은 안 되지만, 나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상상하는 데에는 도움이 됩니다.
괜찮아도 마찬가지겠죠. 괜찮지 않은 현실이지만, 괜찮은 내일을 상상하게는 할 수 있습니다.
동물이라면 격려와 위로가 무력하겠지만, 우리는 상상을 할 수 있는 인간입니다. 위로의 말을 들은 인간은 희망을 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말이 무력한 것은 말로 바꿀 수 있는 상황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말은 상황을 변화시킬 수 없어도, 사람은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말에 의해 변화한 사람은 다시 상황을 바꿀 수 있습니다.
내 주변 사람들에게도, 나에게도 격려와 위로에 인색하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좀 모질라 보여도..위에 표현한 것처럼 때로는 ㅇㅇ처럼 느껴지는 날이 있어도, 위로하고 아껴주다보면... 어느 샌가 밥값을 하는 날이 올 겁니다.
cf. 아라이 유키의 '말에 구원받는다는 것'에 대한 내용은...에픽어스에도 있습니다.
아.. '어른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장 중에 난데 없이 남편 아니 배우자 비난을 하시는 분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분명 어른인데, 우리 집에 있는 그 ㅇㅇ은 도대체 왜 그러느냐? 밤새 포켓몬을 잡는다. 기사도 아닌데 왜 그렇게 용을 잡느냐. 야구선수냐 등등... 3초 정도 저를 돌아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