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들섬에서 토요일에 행사를 하더군요. 새삼 '우리나라 좋은 나라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주 토요일 저녁, 친구를 만나 한강을 걸었습니다. 친구는 요즘 웃을 일이 없다며 푸념을 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도 그 친구 녀석과 웃는 일이 별로 없더군요. 원래 그 친구를 만나면 의미 없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정말 많이 웃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전반적으로 웃음이 귀해졌습니다.
마치 겨울날에 눈을 보듯이, 난데없이 터져 나왔다가 흔적도 안 남기고 사라질 때가 많습니다. 어쩌다 한 번 찾아오고 순식간에 사라지고. 원래 웃음이 햇빛 같던 시절이 있었는데... 살다 보니 웃음이 귀한 시절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웃을 일이 적다고 불행한 것은 아닙니다. 그냥 웃기보다는 고민할 일이 많을 뿐이죠. 울 일이 많다면 불행에 가깝겠지만, 웃을 일이 적은 게 불행한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좀 아쉽네요.


[2019년, 서사의 서교동 시절 인스타. '옥상에서 만나요' 초반부에 저항 없이 빵 터졌던 대목을 올렸었네요.]
이 생각을 하다 보니 책 읽다가 '이 책 정말 웃기네'라고 했던 책은 뭐가 있을지 떠올려봤습니다.
가장 빠르게 떠오르는 이는 정세랑 작가였습니다.
정세랑 작가의 책은 나도 모르게 피식피식 웃을 때가 많습니다. 혼자서 잔망스럽게 웃기도 하고요. 지하철에서 상당히 간사한 목소리로 낄낄댄 적도 있었습니다. 작가님의 책을 읽고 있으면 놀라움과 즐거움들이 경쾌하게 치고 들어옵니다. 현실의 중력 따위는 가볍게 무시하는 상상력이 나를 상상도 못한 이야기 속으로 데려갑니다. 물총으로 유령을 잡기도 하고, 광석으로 이루어진 외계인과 사랑에 빠지기도 합니다. 한 공간에 있는 40여 명의 사람들은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 내기도 합니다.
읽고 있으면 'ㅋㅋㅋ'와 '오~'가 원투펀치처럼 흘러나오고 '읽는 인간으로서의 나'만 남게 됩니다. 정세랑 작가의 책을 읽는 이유는 미래의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현재의 내가 즐겁기 때문입니다.
문득, 그 친구와 내가 함께 웃을 일이 없는 이유는 현재가 아닌 미래를 위한 대화를 해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년 후, 2년 후, 5년 후, 10년 후..... 대화의 소재가 항상 미래입니다.
과거의 저와 그 친구는 '인간도 하루살이일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늘만 살았습니다. 내일 재미있는 것 말고, 바로 지금 재미있는 것. 그러다 보니 지금 당장 웃을 수 있는 이야기를 많이 했죠. 시선이 점점 먼 미래를 향할수록 웃음도 사라졌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내가 웃음이 적어졌다는 생각이 들면, 내 시선이 너무 먼 곳으로 향하지 않았는지부터 돌아봐야겠습니다.
그리고 읽으면서 잔망스럽게 웃을 수 있는 책이 무엇이 있는지를 좀 찾아봐야겠네요. 웃긴 책이 뭐지 뭐지라고 떠올려 보려고 하는데, 정세랑 작가의 책만 떠오르는 것도 비극입니다. 갑자기, 웃긴 책이 너무 소중하다는 생각이 떠오르네요.
[노들섬에서 토요일에 행사를 하더군요. 새삼 '우리나라 좋은 나라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주 토요일 저녁, 친구를 만나 한강을 걸었습니다. 친구는 요즘 웃을 일이 없다며 푸념을 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도 그 친구 녀석과 웃는 일이 별로 없더군요. 원래 그 친구를 만나면 의미 없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정말 많이 웃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전반적으로 웃음이 귀해졌습니다.
마치 겨울날에 눈을 보듯이, 난데없이 터져 나왔다가 흔적도 안 남기고 사라질 때가 많습니다. 어쩌다 한 번 찾아오고 순식간에 사라지고. 원래 웃음이 햇빛 같던 시절이 있었는데... 살다 보니 웃음이 귀한 시절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웃을 일이 적다고 불행한 것은 아닙니다. 그냥 웃기보다는 고민할 일이 많을 뿐이죠. 울 일이 많다면 불행에 가깝겠지만, 웃을 일이 적은 게 불행한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좀 아쉽네요.
[2019년, 서사의 서교동 시절 인스타. '옥상에서 만나요' 초반부에 저항 없이 빵 터졌던 대목을 올렸었네요.]
이 생각을 하다 보니 책 읽다가 '이 책 정말 웃기네'라고 했던 책은 뭐가 있을지 떠올려봤습니다.
가장 빠르게 떠오르는 이는 정세랑 작가였습니다.
정세랑 작가의 책은 나도 모르게 피식피식 웃을 때가 많습니다. 혼자서 잔망스럽게 웃기도 하고요. 지하철에서 상당히 간사한 목소리로 낄낄댄 적도 있었습니다. 작가님의 책을 읽고 있으면 놀라움과 즐거움들이 경쾌하게 치고 들어옵니다. 현실의 중력 따위는 가볍게 무시하는 상상력이 나를 상상도 못한 이야기 속으로 데려갑니다. 물총으로 유령을 잡기도 하고, 광석으로 이루어진 외계인과 사랑에 빠지기도 합니다. 한 공간에 있는 40여 명의 사람들은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 내기도 합니다.
읽고 있으면 'ㅋㅋㅋ'와 '오~'가 원투펀치처럼 흘러나오고 '읽는 인간으로서의 나'만 남게 됩니다. 정세랑 작가의 책을 읽는 이유는 미래의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현재의 내가 즐겁기 때문입니다.
문득, 그 친구와 내가 함께 웃을 일이 없는 이유는 현재가 아닌 미래를 위한 대화를 해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년 후, 2년 후, 5년 후, 10년 후..... 대화의 소재가 항상 미래입니다.
과거의 저와 그 친구는 '인간도 하루살이일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늘만 살았습니다. 내일 재미있는 것 말고, 바로 지금 재미있는 것. 그러다 보니 지금 당장 웃을 수 있는 이야기를 많이 했죠. 시선이 점점 먼 미래를 향할수록 웃음도 사라졌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내가 웃음이 적어졌다는 생각이 들면, 내 시선이 너무 먼 곳으로 향하지 않았는지부터 돌아봐야겠습니다.
그리고 읽으면서 잔망스럽게 웃을 수 있는 책이 무엇이 있는지를 좀 찾아봐야겠네요. 웃긴 책이 뭐지 뭐지라고 떠올려 보려고 하는데, 정세랑 작가의 책만 떠오르는 것도 비극입니다. 갑자기, 웃긴 책이 너무 소중하다는 생각이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