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엘리슨 | 완벽에 관하여] 완벽에 하지 않은.

금요일이라서 타코야끼를 먹으며,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봤습니다. 저는 배트맨을 좋아해서, 주기적으로 다크나이트시리즈를 봅니다. 

다트나이트 시리즈 중에서 제일 인기 있고,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2편에 해당하는 '다크나이트'입니다. 저도 시리즈 중에서 '다크나이트'를 제일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까 '다크나이트라이즈'를 더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다크나이트라이즈'를 더 좋아하는 이유는 '다크나이트'보다 훨씬 더 우울해서입니다. 아니, 음울함에 가깝죠. 

배트맨의 가면을 깨버릴 정도로 전투력도 압도적인데, 지략도 뛰어납니다. 고담시를 완벽하게 장악합니다. 지독할 정도로 음울한 가운데에, 포기하고 베인의 지배에 순응하는 사람들도 생겨납니다. 완벽하게 희망이 없는 세계입니다. 심지어 배트맨마저 지하감옥에 떨어져 버리죠. 지하감옥에서 다시 올라가면서, 배트맨 시리지를 관통하는 메세지를 남깁니다.

"우리가 추락하는 것은 다시 일어서는 것을 배우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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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감옥을 탈출할 때..나온 명대사입니다.

Why do we fall........


바닥까지 추락한 상황에서 다시 날아오르기 위해서는 겁을 내지 않아야 할 거 같은데.. 영화에서는 의외로 죽음 공포를 받아들이라고 합니다. 죽음의 공포를 추진력삼아 지하감옥을 탈출한 배트맨. 그는 베인이 지배한 고담시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해갑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자신의 의무를 다하려는 시민들과 함께요.


다크나이트라이즈를 보고 나니 얼마 전에 읽었던 뉴욕목수 마크 엘리슨의 '완벽에 관하여'가 떠올랐습니다. 에세이의 제목은 '완벽에 관하여'지만, 읽는 동안 반복되는 것은 '불완전함'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차 있습니다. 도구부터 삶의 조건, 인생까지 모든 것이 불완전하다고 여깁니다. 그렇지만, 그것에 불만을 품지 않고 해야 할 일을 합니다. 다크나이트라이즈에 나온 사람들처럼 그저, 내가 해야 할일을 할 뿐입니다.


처음 읽었을 때에는 일을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태도를 말하는 책처럼 여겨졌는데, 영화 한 편보고 나니 전혀 다르게 읽히네요. 

오늘은 다크나이트라이즈를 보고 다시 살펴봤던 '완벽에 관하여'의 밑줄들을 소개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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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라는 만큼 완벽하게 날카로운 공구는 이 세상에 없다. 적당히 괜찮은 끌이 있으면 계속 날을 갈아가며 쓰면 된다." (p.95)

가장 기억에 남는 불완전함 중 하나였습니다. '공구의 불완전함'이라니... 뉴욕 최고의 목수라고 하지만, 예민하게 굴지 않고 그냥 날을 갈아쓰며 계속해나가죠. 

일할 때 나 혹은 우리 팀의 부족함이 드러나면, 솔직히 좀 초조해질 때가 있습니다. '이게 부족한데, 어떡하지..'라고 혼자 야단을 떠는데, 그냥 날을 갈아쓰듯이 하면 됩니다.



"내면세계는 물론이고 외부의 주변 환경에서 벌어지는 일 중에서 내 의도대로 되는 게 없음을 깨닫는 것이다."(p.144)

돌이켜 보면, 일을 하거나 삶을 살아갈 때 우리는 계획을 세웁니다. 계획이 완벽하게 실행될 수 있는 무균실에 가까운 조건들을 상상하며 계획을 세우죠. 그러다가 계획이 뜻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불만을 터뜨리고 상황을 탓할 때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삶에서는 계획대로 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계획대로 된 적도 별로 없으면서, 왜 항상 계획이 틀어지면 초조해하는지.. 그것도 미스테리네요.



"목수는 자기가 만든 것에 미흡한 면이 있어도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p.239)

불완전한 상황과 조건 속에서 노력했지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물을 너무 미워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이 되었든 불완전한 조건 속에서 만들어낸 최선의 결과물이니까요.



"우리는 끝까지 불완전한 상태로 남아있다가 결국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 (p.316)

불완전함이야말로 삶의 본질로 여깁니다. 불완전함을 이상하게 여길 필요도 없죠.



"내 삶의 한 조각이 당신 삶의 한 조각이 될 수 있고, 당신 삶의 한 조각이 내 삶의 한 조각이 될 수 있다."(p.281)

완벽한 원은 하나로 합쳐지지 않습니다. 완벽하지 않은 도형들만이 서로가 조각을 맞춰가며 하나의 도형이 될 수 있겠죠. 우리 삶의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고, 연결될 수 있습니다. 삶의 불완전함이 오히려 함께 살기 위한 완벽한 조건같습니다.



저나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나, 분명히 완벽하지 않은 한 주였을 겁니다. 아마 다음 주도 완벽하지 않겠죠. 그럼 어떻습니까. 마크 엘리슨이 무딘 공구를 아무렇지도 않게 갈아 쓰듯이, 내 삶이 완벽하지 않으니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살아가면 그것으로 충분한 삶이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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