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맨다 몬텔

이민경

김다봄

컬티시

인문

<blockquote class="quotation_blockquote">
인간은 외로움 앞에 맥을 못 춘다. 그냥 그렇게 태어났다.
&lt;컬티시&gt;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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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넷플릭스로 공개된 &lt;나는 신이다&gt;의 후폭풍이 뜨겁습니다. 종교라는 이름 아래 사이비 컬트 집단은 추종자들에게 온갖 악행을 자행했죠.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사건들을 보자니, 같은 하늘 아래 벌어지고 있는 일이 맞는지 눈을 의심하게 될 정도였습니다. 교주들은 스스로를 신이라 자처하고 사람들을 세뇌했습니다. 믿음의 대가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잔혹한 행위들이 벌어지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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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class="image"><img src="https://d2w3kyicixnbmm.cloudfront.net/episode/RU7X3EdEGU4uVzsNwLfMYxnUKhkGWf9cB0EzYJYv.jpg?q=20&amp;f=webp" alt="">
<figcaption>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렸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lt;나는 신이다&gt;</fig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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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왜 그런 터무니없는 집단을 따르게 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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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JMS와 싸움을 벌여온 김도형 교수는 사이비 집단에 빠져드는 원인은 교육 수준과 관계가 없음을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그에 따르면 대학생은 물론이고 법조계 종사자까지 JMS의 피해자가 된 바 있다고 합니다. 사이비 집단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교묘하게 심리를 조작하는 컬트 집단의 가스라이팅에 있습니다.
 &lt;컬티시&gt;의 저자 어맨다 몬텔은 컬트 집단의 가스라이팅의 기저에 &lsquo;언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저자는 컬트 집단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아버지를 보며, 컬트 언어를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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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class="image"><img src="https://d2w3kyicixnbmm.cloudfront.net/episode/NeJyEBjwaM661RBdyWcPk5YYQreyZyPFwIT7cC2T.jpg?q=20&amp;f=webp" alt="">
<figcaption>극단적 컬트 공동체에서 보내다 탈출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nbsp;&lsquo;광신의 언어&rsquo;를 추적해온 어맨다 몬텔</fig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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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lt;컬티시&gt;를 통해 컬트 집단에서 사용하는 언어의 네 가지 특징을 소개합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의 희망을 착취하는 컬트의 언어를 파헤치고, 신념과 맹신을 구분할 수 있는 균형잡힌 시야를 갖출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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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컬트언어를 의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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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어떤 언어가 당신에게 즉각 감정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동시에 더 이상 질문하지 못하도록 만든다면, 혹은 단지 그 자리에 나타나는 것만으로도 &lsquo;선택받았다는' 느낌을 준다면, 혹은 원칙에 따라 일차원적이고 열등한 다른 사람과 당신 자신을 분리하도록 만든다면, 그 언어는 의심해 볼 만하다.
12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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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러브바밍(Love bombing)
사이비 컬트 집단 리더들은 처음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긍정적이고 달콤한 언어를 사용합니다. JMS 또한 일반적인 교회와 다름 없는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접근했죠. 그들은 신도들을 북돋고 위로하며 친밀감을 형성합니다. 그러나 깊은 인정은 어느새 통제로 바뀝니다. 이것을 &lsquo;러브바밍'이라고 합니다.
 3HO는 교주 요기 바잔을 중심으로 미국 서부에 설립된 조직입니다. 3HO라는 이름은 '건강하고(Healthy), 행복하고(Happy), 거룩한(Holy) 조직'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었죠. 그들은 미국 전역에 쿤달리니 요가 교실을 운영했습니다. 겉으로는 평화로운 요가 수업과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3HO는 이들이 주창하는 건강, 행복, 거룩함을 지킨다는 명목 하에 성착취, 강제 단식, 폭력 위협, 심지어 살인 사건까지 자행했습니다.
 따뜻한 단어들에 대한 믿음은 곧 세뇌의 도구가 됩니다. 3HO에는 &lsquo;만트라&rsquo;라는 개념이 있었습니다. 추종자들에겐 더 나은 진동을 가진 존재가 되면 선택받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죠. 반대로 나쁜 진동을 가진 사람은 바퀴 벌레로 변할 것이라 위협했습니다. 러브바밍을 통한 세뇌 때문에 추종자들은 이러한 말도 안되는 위협에도 극심한 공포를 느꼈습니다. 이는 사람들을 3HO에 복종하게 만들었죠.&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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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class="image"><img src="https://d2w3kyicixnbmm.cloudfront.net/episode/94asaBVuiREJVbhcOURLcxwz8DCY5WwlOmq0IrgE.jpg?q=20&amp;f=webp" alt="">
<figcaption>요가 교실을 운영하며 온갖 만행을 저지른 미국의 3HO 출처 - yogawestla instagram</fig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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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우리 vs 저들
1997년 서른 여덟명의 사람들이 사흘에 걸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UFO를 신봉하는 종말론자 집단 헤븐스 게이트의 회원들이었죠. 서른 여덟명의 추종자들은 그들의 리더 마셜 애플화이트를 굳게 믿었습니다. 애플화이트는 자신이 고귀한 외계의 영혼이라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회원들에게 육신을 버리는 것을 통해 먼 우주 하나님의 왕국으로 떠날 수 있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이 사건의 이면에는 &lsquo;우리&rsquo;와 &lsquo;저들&rsquo;을 구분하는 통제의 언어가 숨어있었습니다. 애플화이트는 라틴어에서 파생된 난해한 어휘들을 사용했고, 그 때문에 그의 추종자들은 스스로를 엘리트 집단이라 여겼습니다. 한편, 헤븐스 게이트 웹사이트에 &ldquo;인간 &lsquo;잡초&rsquo;가 정원을 점령하고 그 유용성을 돌이킬 수 없이 파괴했다&rdquo;는 문구를 적어두었죠. 깨달음을 얻은 &lsquo;우리&rsquo;와 무지한 보통의 인간들인 &lsquo;저들&rsquo;을 명확히 구분짓는 언어였습니다.
 애플화이트는 추종자들로 하여금 신의 왕국을 향해 나아가는 우주선을 상상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구성원 중 누군가 집단 밖을 나가면 &lsquo;하선&rsquo; 상태, 조직의 교육을 위한 공동 저택에 들어오면 &lsquo;상선&rsquo; 상태로 처리했죠. 추종자들은 스스로 특별한 집단 공간 안에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구분의 언어는 집단 외부의 사람들을 열등하다고 인식하게 합니다. 추종자들은 그러한 언어를 통해 외부인으로부터 멀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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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class="image"><img src="https://d2w3kyicixnbmm.cloudfront.net/episode/MtDMjuvcs0ePu4dAbrgtVfWexWfelXMxSVLUdWZX.png?q=20&amp;f=webp" alt="">
<figcaption>UFO를 신봉하는 종말론자 집단 헤븐스 게이트의 회원 38명은 마셜 애플화이트의 언어에 사로잡혀 자살한 것이 드러났다.</fig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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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원에게 새로운 이름을 부여하는 것도 우리vs저들을 구분하는데 효과적입니다. 많은 종교들이 이 방법을 쓰고 있죠. 미국의 사이비 종교집단 헤븐스 게이트는 추종자들에게만 이름을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헌신적인 추종자들은 치켜세우고, 그 외 모든 사람은 악마화하는 선동적인 별명들을 부여하며, 우리 vs 저들 프레임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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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로드된 언어
내부에서 자주 쓰이는 &lsquo;언어&rsquo;는 추종자들로 하여금 문구를 떠올리거나 말하기만 해도 두려움, 슬픔, 공포, 환희, 존경 등의 감정을 일으키게 만듭니다. 지도자는 이를 악용해 추종자들을 조종할 수 있게 되죠. 이것을 &lsquo;로드된 언어'라고 부릅니다.
 &lsquo;특별한 언어'를 만드는 것 자체는 해롭지 않습니다. 전문 분야에서 특수 용어는 소통 과정에서 정보를 보다 명료하고 구체적으로 교환하는 역할을 합니다. 반면 유해한 컬트 집단에서는 명료함을 흐릿하게 만듭니다. 집단 내에서 만든 새로운 의미로 기존의 의미를 가리는 &lsquo;재정의'의 작업을 시도하곤 합니다.
 예를 들어 &lsquo;베일런스(valence)&rsquo;라는 단어는 &nbsp;언어학, 화학, 수학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대상의 값을 가리키나, 사이언톨로지에서는 악한 영혼이나 인물에게 사로잡힌 상태'를 뜻하는 식으로요. 교인들은 &ldquo;베일런스를 경계해&rdquo;라는 말을 듣는 것으로도 몸을 잔뜩 움츠리고 두려움에 떨게 되죠. 로드된 언어를 통해 세뇌하여 심상을 조종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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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class="image"><img src="https://d2w3kyicixnbmm.cloudfront.net/episode/iOLTUyYz3PgiVV8BtTUPHLarg1VuP3xUe2cnHHlg.jpg?q=20&amp;f=webp" alt="">
<figcaption>미국에서 거대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사이언톨로지교. 영화배우 톰 크루즈가 신봉하는 종교로도 유명하다.</fig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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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lsquo;사이언톨로지&rsquo;는 &lsquo;단어 정화(word clearing)&rsquo; 훈련을 통해 로드된 언어를 더욱 공고히 했습니다. 특정 단어들을 교인들의 어휘에서 없애버리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입니다. 그들은 사이언톨로지의 신념 체계가 과학에 근거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전문적 기술 용어를 재정의하는 방식을 즐겨 사용했습니다. 교인들을 보다 쉽게 단어 정화 과정에 순응시키기 위한 방법이었죠.&nbsp;
 4. 사고 차단 클리셰
&lsquo;사고 차단 클리셰'는 1961년 정신과 의사 로버트 J. 리프턴이 만든 용어로 &lsquo;비판적인 사고를 억제해서 논의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캐치프레이즈'를 말합니다. 집단 내부에 반대 의견이 있을시 생각을 중단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삶에서 어려운 질문이 생길 때마다 인간은 독립적으로 사고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사고 차단 클리셰는 이러한 사고를 짓밟습니다. 생각을 안 하는 것으로 고민을 벗어날 수 있다며, 인식능력을 차단시킵니다.
 티베트 승려이자 명상 구루인 트룽파가 1970년대 창시한 샴발라에서는 사고 중단 클리셰가 불교의 진리로 둔갑합니다. 불교의 주요 가르침인 &ldquo;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를 사고 차단 클리셰로 활용한 것입니다. 트룽파는 위계적인 피라미드를 세웠습니다. 낮은 급에 위치한 사람들은 그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명을 받들어야만 했죠. 트룽파는 잡일을 시키거나 반복 노동을 시키는 등 신도들을 착취했습니다.
 부조리한 위계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의 질문에, 트룽파는 언제나 &ldquo;좀 더 숙고해보지 그래?&rdquo;라고 말했습니다. 그저 마음먹기에 달렸기에, 생각을 달리하면 문제될 게 없다는 무책임한 답변이었죠. 이는 집단 내에서 벌어지는 악행을 정당화함은 물론이고, 신도들의 정상적인 비판과 인식 체계를 차츰 무너뜨려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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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class="image"><img src="https://d2w3kyicixnbmm.cloudfront.net/episode/VcIbI2O0bmNFn5RfoYMiwyzoeYboIjxXSYQxvXoo.jpg?q=20&amp;f=webp" alt="">
<figcaption>트룽파는 현재도 인터넷에서 사람들에게 진리를 가르쳐주는 현인으로 둔갑된 채 노출되고 있다.</fig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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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트 언어는 우리 일상에도 있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비슷한 생각을 가진 집단에 끌립니다. 누구나 타인과 연결되고자 하는 욕구가 있으며, 단절될 때 외로움을 느끼죠. 컬트 집단은 이러한 인간의 외로움을 집요하게 공략합니다. 그렇게 집단에 대한 욕구는 컬트 집단에 대한 순응으로 이어집니다.
 오늘 날에는 종교 뿐만 아니라 기업, 브랜드, 인플루언서까지 컬트 언어를 사용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기업은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했을 때 얻게될 환상을 이미지화해서 소비자를 현혹하고, 브랜드는 자신만의 언어를 만들어 추종자 집단을 만들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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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종교의 영역 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컬트의 언어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컬트는 특별한 사이비 종교 집단에서만 발생하는 일이 아닙니다. 집단의 컬트적 성격에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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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class="image"><img src="https://d2w3kyicixnbmm.cloudfront.net/episode/Sbc9tSgvYmBQkghCMjvyH04kE0fRKPVN3RBUi8QK.jpg?q=20&amp;f=webp" alt="">
<figcaption>미국에서 어떤 한 온라인 트롤러가 히틀러가 &lt;나의 투쟁&gt;에서 했던 발언을 테일러 스위프트의 이미지와 섞어 퍼트렸다. 이로 인해 히틀러의 발언이 미국 전역으로 퍼졌고, 히틀러의 사상을 신봉하는 자들이 많이 생겨나 큰 사회문제가 되었다.&nbsp; 출처 - STEPHANIE BUTNICK, tabletmag, &lt;Who Said It: Hitler or Taylor Swift?&gt;</fig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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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 깊이 자리잡은 컬트 집단 중, 인간을 세뇌하고 파괴하는 비윤리적 집단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컬트 전문가 스티븐 하산에 따르면 윤리적인 집단은 집단의 신념을 구성원에게 솔직하게 밝힌다고 합니다. 집단을 들어오고 나가는 것 또한 당연히 개인의 자유입니다. 만약 그런 집단이 아니라고 한다면 비윤리적 컬트 집단일 가능성을 의심해보아야 합니다.&nbsp;
 컬트 언어를 활용한 가스라이팅은 한 개인이 스스로의 인식 체계를 의심하게 합니다. 충분히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도, 자신의 판단을 믿지 못하게 하는 것이죠. 따라서 저자는 논리적 사고 체계를 충분히 가동하되, 누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즉각적인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직관의 영역을 믿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미심쩍은 기분이 든다면 즉시 컬트 언어의 네 가지 특성과 집단의 언어를 비교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스스로를 굳게 믿어야 끔찍한 컬트 집단으로부터의 자신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https://seosa.io/episode_text/168440326905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