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직장 생활에 물음표가 생긴다면

직장 생활에 물음표가 생긴다면


'서사,당신의 서재'에서 진행했던, 이다혜 작가님의 북토크 내용을 정리하였습니다. 

일을 오랫동안 잘할 수 있는 '태도'가 궁금하신 분들은 꼭 완독해주세요. 


이다혜  작가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번갈아 온다는 것, 실패한 뒤 방향을 바꾸는 일은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기를.

내일을 위한 내 일 / 11p



내가 일을 잘하고 있는 걸까?

Q. 책을 집필하신 배경이 궁금합니다.

그 시기가 제가 40대가 되는 시기였어요. 그러니까 일을 시작하고 한 20년 차 가까이 되면서 '내가 일을 잘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됐고 일을 하면서 보면 어느 순간까지는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선명하게 듭니다.


그리고 '내가 인정을 받게 됐구나'라는 것도 실감이 될 때가 있는데 어느 순간이 지나면 그게 약간 정체되는 느낌 같은 게 있어요.

 

계속해서 '쓰임이 있을까?'라는 궁금증 같은 게 생기기 시작을 하는 시기가 딱 그때였기 때문에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일을 하고 있는지가 되게 궁금해졌던 시기인 것 같아요.

 

그래서 처음에 《출근길의 주문》을 쓸 때는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일했는지를 한번 정리해보자는 쪽이었고 《내일을 위한 내 일》을 쓸 때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일을 하고 있는지를 한번 보면 이 답답한 게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 두 책을 순차적으로 쓰게 되었습니다.

 

 결국은 내가 같이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나의 미래에 인맥이 되는 것

Q. 경력이 쌓일수록 네트워킹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네트워킹에 대해 자세히 말씀해 주신다면?

회사를 다니는 게 아니어도 일을 할 수 있잖아요. 프리랜서로 일을 한단 말이에요. 회사를 다니는 형태도 있고, 다니지 않는 형태도 있죠.

 

근데 일을 하면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느끼기에는 10년 차 정도까지가 이렇게 상승곡선이 지속해서 이어지는 시기는 확실한 것 같아요. 저는 운 좋게 그 상승곡선이 좀 더 길게 가고는 있어요.

 직장 생활에 물음표가 생긴다면 / 서사

 

근데 어쨌든 30대 중반 정도까지는 그렇게까지 많은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고 이직하기도 훨씬 쉽습니다. 이를테면 20대 후반, 30대 초반은 어떤 업계든 간에 항상 사람을 찾고 있어요. 2년 차에서 7년 차 정도 되는 사람들? 내가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였을 때는 일자리를 찾기 훨씬 더 쉬운데 문제는 15년 차 이상, 제가 얘기한 30대 후반 정도부터의 나이가 되면 경력이 쌓이는 게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경력이 쌓인 다음에 옮길 데가 마땅치가 않거든요.

 

그래서 생각을 해보는 거죠. '우리 회사에 40대 임원들이 몇 명이나 있었나?' '40대 여자 선배들이 몇 명이나 있었나?' 근데 뒤늦게 생각해도 갑자기 무슨 방법이 생기는 건 아니란 말이에요. 실제로 제가 '네트워킹'이라고 하는 게 왜 중요하냐 하면 이런 경력직 중에서도 30대 후반, 그러니까 15년 차 이상이 되어서 직장을 옮기는 거의 모든 사례들은 누군가 아는 사람들이 그 길을 터주는 경우가 많아요. 일자리를 알선해 준다는 뜻이 아니에요. 연차를 쌓으면 나랑 같이 일하던 사람들이 다른 회사로 옮기기 시작합니다. 그 사람들이 인맥이 되는 거예요.

시작의 무료 사진 

 

그러니까 결국은 내가 같이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나의 미래에 인맥이 되는 것이고 그들이 무슨 대단한 걸 도와주는 게 아니라고 해도 나한테 가끔은 아르바이트를 시켜주기도 하는 것이고 이렇게 이직을 할 때 '너 거기 내 봐. 요새 자리가 났어.'라고 얘기해주기도 하는 것이고 이런 하나하나가 되게 필요해지는 시기가 경력이 높아질수록 더더욱 심해집니다.


이 네트워킹이라는 게 진짜 별 게 아니어서 아는 사람이 한 명만 걸치고 있으면 그런 때의 어려움을 조금은 더 쉽게 이겨낼 수 있는 소소한 정보들을 주고받을 수가 있어요. 하지만 그런 정보에서 원천적으로 막혀있는 경우는 결국 조직 적응에 실패하고 그만두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경력이 높은 사람들은 자존심도 세기 때문에 그래요. 자기가 이미 많은 것들을 해왔기 때문에.


오랫동안 해야 되고 오랫동안 같이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야 해요.

Q. 커리어를 쌓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하는 실수는 무엇인가요?

 

처음에 일을 시작하고 막 한참 속도를 붙여가는 단계에서는 많이들 실수하는 게 경쟁 관계로 많이 생각을 해요.

 

'아, 쟤는 너무 꼴 보기가 싫다.’, '쟤보다 내가 더 잘할 수 있는데.' 이런 식으로 경쟁 관계로 생각을 해서 어떻게 하면 나를 더 적극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지를 얘기를 하시는데, 일을 오랫동안 하다 보면 빨리 가는 건 정말 중요하지 않고 오랫동안 해야 되고 오랫동안 같이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야 해요. 설령 경쟁자라고 하더라도 진짜 막상막하이면서 좀 잘난 경쟁자가 한 명 있으면 제일 좋아요. 왜냐하면 그 사람이 있는 한 이 업계는 있는 거거든요. 나의 연령대의 사람들이 일을 할 수 있는 업계가 경쟁자까지 있어야 존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쟁자가 없으면 나 혼자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가요? 아니에요. 보통 경쟁자가 없으면 그 업계 자체에 뭔가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마음 같아서는 내가 계획한 대로 다 잘 되면 좋겠고 내가 빨리빨리 해서 뭔가 성과를 내면 좋겠지만 실제로는 멈출 때도 있고, 뒤로 후퇴할 때도 있고, 그다음에 뒤로 나왔다가 다시 앞으로 나가려고 하면 결국은 누군가가 깔아놓은 판에서 저도 움직인단 말이에요. 그런 걸 할 수 있으려면…. 그건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냥 멍때리고 있는 것. 그다음에 알람 안 맞춰놓고 잠자는 것. 

Q. 잘 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작가님은 평소에 어떻게 쉬세요?

 

저는 일을 할 때 아니면 누워있어요, 보통. 근데 이게 농담이 아니거든요. 제가 항상 강조하는 건 친구랑 노는 건 휴식이 아니에요.

제가 얘기하는 쉬는 건 진짜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그래서 그냥 멍때리고 있는 것. 그다음에 알람 안 맞춰놓고 잠자는 것.


지금 제가 일을 많이 할 수 있는 딱 한 가지 비법은 제가 일할 때 집중력이 좋기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일을 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앉아서 일을 하기 시작하면 빨리하기 때문에 지금 일을 많이 하고 있는 거예요. 근데 '일을 해야지'라고 생각할 때 집중을 하려면 일을 안 할 때는 진짜 안 해야 하는 거예요. 내가 몇 시간 정도 자면 정말 딱 알맞게 자는 건지 내가 알고 있는 것, 알람 안 맞추고 몇 번 정도 자면서 나는 알람을 안 맞추면 여섯 시간 있다 깨는 지 일곱 시간 있다 깨는 지 알아보는 것. 이런 게 다 건강할 때 한 번씩 잘 체크했다가 상태가 안 좋아졌을 때 그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좋은 것들이거든요.

 

우리가 대체로 다 기준이 없이 사는 거죠. 우리가 일을 할 때 항상 이상적인 자아로 일을 하고 싶잖아요. 자신만만하고 친절하고 꼼꼼한 자아로 일을 하고 싶지만 현실적인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매번 그것에 성공하진 않아요. 만약에 내가 최근에 짜증이 늘고 있다. 일을 할 때 계속 뭔가 내가 짜증을 내고 있는 것 같다고 하면 그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뭘지 찾으셔야 한다는 거예요. 그게 어떤 사람한테는 운동을 하는 것일 거고 어떤 사람한테는 잠을 좀 많이 자는 것일 것이고, 그래서 결국은 나를 보살피는 매뉴얼을 내가 갖고 있어야 해요. 나의 사용법을 내가 갖고 있어야 해요.


여자의 무료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저는 번아웃이 온 적이 있고 번아웃이 됐을 때 쉬라고 하는데 번아웃이 될 정도의 일을 하는 사람들은 쉬는 법을 잘 모릅니다. 번아웃이 왔어. 그럼 다들 '아, 나는 쉬는 법을 모르고 있더라고.' 그걸 그제야 아는 거죠. 30대 후반쯤 돼서.

 

그것을 미리 예측하고 예방하는 건 적당하게 일을 하는 건데 누구도 일이 잘되고 있을 때 적당하게 속도를 늦추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이걸 사전에 얘기하는 건 정말 소용이 없는 것 같고, 다만 번아웃이라는 형태로 정말로 내가 생각하기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드는 상황이 왔을 때는 잠을 충분히 주무시고 식사를 제때하고, 그렇게 생활을 잡는 거예요.

 

근데 번아웃이 오면 그때가 됐을 때는 정말 많은 일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일을 잡으려고 해요. 어떻게든 일을 하려고 하는데 일이 아니라 생활을 잡는 거예요. 아까 나를 사용하는 법을 익혀놓으라고 한 것은 그런 뜻에서예요.


 '언제 일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에 원칙이 있다면 나를 해치는 일은 하면 안 돼🙅 

Q. 일을 그만둬야 할지 고민될 때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까요?

 

제가 일을 하는 원칙 중에 '언제 일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에 원칙이 있다면 나를 해치는 일은 하면 안 돼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나를 해친다고 하는 게 여러 가지 뜻이 있을 거예요. 일을 하다가 되게 폭력적인 상황에 노출되기도 하고, 굉장히 불쾌한 상황에 노출되기도 하고, 내가 너무 나를 낮춰가면서 자존심을 다 버려야 되는 상황에 노출되기도 한단 말이에요. 그런 일은 끝까지 한다고 해도 자기가 자기를 참을 수가 없어지는 경우도 너무 많아요.

 

저도 되게 많이 포기를 하고 싶은 상황을 견뎠단 말이에요. 특히나 연차가 낮을 때. 그러면 그때 내가 어떻게 판단을 해야 되는가…. 모르는 거예요. 그 단계를 버티면 잘하게 되기도 하는데 그 단계에서 버틴 다음에 아까 얘기한 '나를 해치는 단계'로 가는 경우도 많이 있어요. 그래서 그것을 명확하게 다른 사람이 '이럴 땐 이렇게 하세요.'라는 걸 알 수 있는 게 아닌 거예요.

 

내가 지금 이 일을 버티는 게 '나의 건강에 해로워.’, '나의 정신 건강에 해로워.’, '내가 신체적으로 견디기가 너무 힘들어.’, '내가 자존심을 너무 이렇게까지 버리면서 하고 싶지 않아.’와 같은 식으로 모멸감을 느끼거나 이런 상황이 된다고 하면 그거는 굳이 버텨야 하는 상황은 아니에요.

 

힘든데 지금 내가 포기해야 될 때인가, 아닌가를 알기 위해서 쓸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는 지금까지 뭘 했는지를 보는 거예요. 내가 지금까지 계속해서 일을 해온 기간이 1년인데 1년 동안 내내 힘들었는지, 아니면 힘들다가 '아, 이제 괜찮아진 것 같아.’, '성장한 것 같아.'라고 하는 순간들이 몇 번 반복되어 왔는지. 그럼 꾸준하게 힘들다가 극복하고, 힘들다가 극복하는 패턴을 반복해 왔다고 하면 이번 한 번만 더 견뎌볼까 생각할 수가 있는 거예요.

결정의 무료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아까도 잠깐 얘기했지만 연차가 2년에서 10년 사이일 때는 대체로 어디를 가도 자리가 있어요. 그러니까 그때는 내가 너무 참는 것만 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조금은 더 구체적으로 여러 가지 방향에서 생각을 해보세요. 예를 들면 다섯 가지가 있는 거예요. 경제적인 안정, 재미, 그다음에 사회적인 관계, 같이 일하는 동료들, 4대 보험. 이런 식으로 다섯 개 있다고 쳐보세요.

그럼 그중에서 나는 '일단은 세 가지를 만족시키는 직장으로 옮겨보자.' 그다음에는 다섯 가지 만족하는 직장으로 옮겨보고 그다음은 나한테 필요한 걸 열 가지로 늘려 보시는 거예요. 그래서 조급할 필요가 없는 거예요.

 

처음에 다 내가 좋아하는 것만 갖고 시작하는 게 아니라 안 좋은 상황에서 좋은 것들을 한 개씩 추가하면서 일을 하는 방식이 되고 그게 시간이 쌓이는 거거든요. 그런데 처음에는 잘하는 사람들을 보고 기준으로 삼은 다음에 내가 못 가진 것을 비교해서 보니까 답답하고 재미없다고 느끼는 경우도 많이 있죠.

 항상 일을 하지 않는 순간에 내가 행복해야 일을 할 때에도 잘할 수 있는 것 아닐까 

Q. 마지막으로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일을 하는 것도 좋은데, 사실은 일을 하는 이유는 일상의 내가 재미있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라고 항상 생각을 해요. 인간관계가 됐든, 돈이 됐든, 일이 됐든 다 마찬가지입니다.""항상 일을 하지 않는 순간에 내가 행복해야 일을 할 때에도 잘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생각을 하고 있고 여러분한테 그런 좋은 일을 하실 만한 기회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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