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한국에서 <너의 이름은>과 <스즈메의 문단속>으로 유명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 이 감독의 작품 중 <날씨의 아이>는 신카이 마코토가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고 상상해낸 이야기입니다. 또한, 무라카미 하루키가 직접 번역을 하겠다고 어필한 작품으로도 유명하죠.
<호밀밭의 파수꾼>은 발간 당시 청소년이 주인공인 소설에 다소 거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금서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전세계 수많은 청춘들의 공감을 멈출 순 없는 법. 시대에 상관없이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오늘 날 미국을 대표하는 현대소설로 자리잡았습니다.
등장인물
홀든 콜필드: 펜시 예비학교에서 퇴학당한 후 뉴욕에서 홀로 시간을 보낸다. 위선적이고 속물적인 어른들의 세계를 싫어한다.
홀든의 형: 할리우드에서 극작가로 활동한다.
홀든의 남동생: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피비: 홀든의 막내 여동생. 순수한 아이. 가출하려는 홀든을 따라 가려고 한다.
역사 선생님: 퇴학당한 홀든을 걱정한다.
기숙사 옆방 친구: 침대에서 여드름을 짜는 등 비위생적인 면이 있다.
기숙사 룸메이트: 잘생겼으며 여성편력이 있다. 제인과 데이트한다.
제인: 홀든이 한때 좋아했던 여자애.
샐리: 홀든과 오래 알고 지낸 여자애.
포주: 홀든에게 매춘을 권한 뒤, 돈을 더 뜯어내기 위해 폭행한다.
성매매 여성: 모리스 밑에서 일한다.
영어 선생님: 홀든이 다녔던 또 다른 학교 엘클턴 힐스의 젊은 남교사.
동창생: 엘클턴 힐스에서 알고 지냈던 아이. 급우들의 괴롭힘으로 인해 투신자살을 했다.
Part. 1. 퇴학당한 소년
펜싱 시합을 치르지 못한 펜싱 팀 매니저
미국의 어느 지하철 안, 한 소년이 뚱한 표정으로 앉아 있습니다. 이 소년의 이름은 홀든, 16살의 나이에 키가 189cm나 되어 펜싱 팀 매니저를 맡고 있었죠. 그런데 오늘, 펜싱 장비를 지하철에 두고 내려 시합엔 들어가지도 못하고 학교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하지만 홀든은 학교를 보자 한숨을 쉽니다. 사실 홀든은 시합 전에 퇴학 통지서를 받은 상태였거든요.
퇴학시켜놓고 잔소리하기 바쁜 역사 선생님
퇴학 사유는 성적 부진으로 인한 낙제. 네 과목이나 F를 맞았거든요. 그래도 홀든은 역사 선생님에게 작별인사를 하러 가기로 합니다. 사실 역사 선생님이 F를 줘서 홀든의 퇴학에 크게 기여하기는 했지만, 스승과 제자의 도리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역시 역사 선생님,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홀든을 보자마자 왜 다니는 학교마다 퇴학당하냐며 어쩔 셈이냐고 연설을 늘어놓기 시작하죠. 홀든은 아차싶어 인사하러 온 것을 후회하고, 서둘러 역사 선생님의 집을 빠져나옵니다.
“저기요, 선생님.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내가 말했다.
“정말이에요. 저는 괜찮을 거예요. 지금 그냥 그런 단계를 겪고 있을 뿐이에요. 모두가 그런 단계나 그런 걸 겪지 않나요, 안 그래요?”
<호밀밭의 파수꾼>의 작가 J.D. 샐린저. 이 소설은 작가의 초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룸메이트의 데이트 상대가 제인이란 걸 알게 되다
그렇게 기숙사로 돌아온 홀든, 책을 집어드나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때, 룸메이트가 들어옵니다. 막 데이트를 앞뒀다는 룸메이트, 홀든에게 작문 숙제를 부탁합니다. 별로 할일도 없었던 홀든이 알겠다고 하죠. 그런데 이 룸메이트, 홀든이 누구와 데이트 하냐는 물음에 데이트 상대의 이름을 기억하지도 못합니다. 그 상대는 지금 아래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말이죠. 다른 여자의 이름과 헷갈려 하다가 제인이라고 답하는 룸메이트. 그런데 홀든이 그 이름을 듣고 놀랍니다. 사실 제인은 홀든이 2년 전에 좋아하던, 첫 사랑과 비슷한 존재였습니다, 제인이 이사를 가버리는 바람에 멀어졌었죠. 그런데 그 제인이 데이트 상대 이름도 기억 못하는 놈과 데이트를 한다니, 홀든은 신경이 곤두서기 시작합니다.
“제인 갤러거라니, 맙소사.”
나는 그 애를 마음에서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정말 그럴 수가 없었다.
피범벅이 된 홀든, 홧김에 학교를 나오다
룸메이트가 나가고 간신히 마음을 진정시키는 홀든, 룸메이트의 작문 숙제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미 마음은 딴 데 가 있는 홀든. 집을 묘사하라는 작문 주제와 다르게 ‘남동생의 야구 글로브’에 대해 써내려가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데이트에서 돌아온 룸메이트. 홀든은 궁금해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제인과 뭘 했는지 캐묻지만, 룸메이트가 답하지 않자 화가 나서 달려듭니다. 하지만 이내 룸메이트에게 두들겨 맞아 피범벅이 된 홀든. 충동적으로 짐을 싸고 학교를 나옵니다.
갑자기 내가 정말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결정을 내렸다. 펜시에서 확 벗어나는 거다 – 바로 그날 밤에 딱.
Part. 2. 홀든, 속물적인 어른의 세계를 경험하다

기차를 타고 뉴욕으로 향하다
밤기차를 타고 뉴욕에 도착한 홀든, 누구에게든 전화하고 싶지만 전화할 사람이 없습니다. 이유 없이 목적지를 뉴욕으로 정한 홀든. 밤기차를 타고 뉴욕에 도착하지만 갈 곳이 없었습니다. 택시를 타고 이동하던 중, 홀든은 물이 얼어버리면 호수의 오리들은 어디로 가는지 궁금해집니다. 기사에게 호수가 얼어버리면 그곳의 오리들이 어디로 가는지 아냐고 묻어보지만 돌아오는 것은 미치광이 취급뿐.
다시금 제인을 떠올리다
떠돌아다니다 싸구려 호텔에 묵기로 한 홀든. 호텔의 나이트클럽에 가서 성인인 척 술을 주문하지만 고등학생인 것을 들켜 제지당합니다. 그 와중에 만난 세 여자, 앞에 있는 홀든은 안중에도 없고 영화배우가 클럽에 방문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약이 오른 홀든, 배우가 방금 지나갔다고 거짓말하며 여자들을 골려주고 클럽에서 나와버립니다. 거리를 걸으며 제인과 좋은 감정을 나눴던 과거를 회상하는 홀든.
제인은 달랐다. 우리는 빌어먹을 영화 같은 걸 보러 가면 바로 손을 잡았고 영화가 끝날 때까지 손을 풀지 않았다.
포주에게 얻어맞다
호텔로 돌아온 홀든에게 포주가 다가와 매춘은 어떠냐고 넌지시 권합니다. 금액은 단 돈 5달러. 고등학생인 홀든에게 매춘은 불법인, 해서는 안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홀든은 우울해져 사고가 정지해버린 상태. 아무 생각도 없이 제안을 받아들여버립니다.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늦어버렸죠. 어쩔 수 없이 매춘부가 호텔방으로 올라오자 홀든은 그저 이야기나 하자고 합니다. 수술을 해서 성관계를 할 수 없다는 거짓말과 함께 5달러를 건네면서 말이죠. 하지만 잠시 후, 매춘부가 포주를 대동해 홀든의 방으로 찾아옵니다. 포주, 홀든에게 말을 바꿔 10달러를 요구하고, 거부하자 두들겨 패버립니다. 또 피투성이가 된 홀든. 자살 충동이 일었지만 다행히 실행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건 자살하는 거였다.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었다. 내가 땅에 떨어지는 즉시 누가 나를 덮어줄 거라는 확신만 있었다면 아마 그랬을 거다.
Part 3. 홀든, 집으로 향하다
출처 - 영화 <호밀밭의 반항아>
꼬마의 노래를 우연히 듣다
다음 날, 홀든은 오래 알고 지낸 여자애인 샐리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습니다. 거리로 나와 아끼는 여동생 피비에게 선물할 레코드를 구매한 뒤, 제인에게 전화를 걸지만 제인의 어머니가 받자 바로 끊어버리죠. 샐리와 볼 연극표를 구하러 가는 도중, 피비의 친구를 만나 피비가 자연사 박물관에 있을 거란 얘길 듣는 홀든. 홀든은 여동생 피비를 보고 싶어 박물관으로 향하지만 박물관 문 앞에서 갑자기 마음이 바뀝니다. 왜 마음이 바뀐지는 홀든 자신도 사실 잘 몰랐습니다.
막상 박물관에 도착하자 갑자기 돈 백만 장을 준다 해도 안에 들어가고 싶지가 않았다.
샐리와 다투다
샐리와 만나 연극을 보지만 가짜 연기들을 보며 위선적이라 느낍니다. 연극을 보며 시큰둥한 표정은 덤이었죠. 샐리를 따라 스케이트장으로 간 홀든, 샐리에게 자신이 싫어하는 많은 것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점점 표정이 굳어가는 샐리. 설상가상 홀든은 대뜸 샐리에게 함께 뉴욕을 떠나 살자고 말합니다. 단호하게 불가능하다는 샐리와 다시 우울해진 홀든. 서로 감정이 상한 둘의 대화가 말다툼으로 이어진건 오히려 당연했습니다. 결국 말다툼 중 샐리에게 상처주는 말을 해버리는 홀든. 뒤늦게 사과하지만 샐리, 받아주지 않습니다. 그러자 홀든은 샐리를 두고 홀로 스케이트장을 나와버립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애초에 그 애한테 왜 그런 걸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모든 사람은 몰라도 그 애하고는 가지 않았을 텐데. 하지만 끔찍한 부분은 내가 그 애한테 가자고 했을 때는 진심이었다는 거다. 그게 끔찍한 부분이다. 하느님에게 맹세하는데 나는 미치광이다.
피비를 보러가다
홀든, 또 청승맞게 다시 제인에게 전화를 걸지만 제인이 받을리 없죠. 여기에 한술 더 뜨는 홀든. 바(Bar)에서 만취해 샐리에게 전화를 걸어 주정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샐리에게 진상을 부린 뒤 만취한 채 공원을 걸어가다 피비에게 줄 레코드를 떨어뜨리는 홀든. 홀든은 죽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죽은 남동생을 떠올리며 자신이 죽으면 피비가 슬퍼할 거란 생각에 집으로 향합니다. 나는 몰래 집에 들어가 그 애를 보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죽거나 그런 거에 대비해서.
Part 4. 홀든, 호밀밭의 파수꾼을 꿈꾸다
피비를 만나다
집에 몰래 들어간 홀든, 잠든 피비를 깨웁니다. 부모님은 파티에 간 상황. 피비는 홀든이 건넨 산산조각난 레코드를 받자, 소중히 보관합니다. 홀든이 그런 피비를 무척 사랑스러워 했던건 당연지사였죠. 하지만 피비는 홀든이 학교에서 쫓겨났다는 걸 눈치채고 ‘아빠가 오빠를 죽일 거야!’라는 말을 반복하며 어쩔 줄 몰라합니다. 홀든이 피비를 말리려 하지만 피비는 쉽게 진정하지 못합니다.
아이는 계속 “아빠가 오빠를 죽일 거야!”라는 말만 했다. 빌어먹을 베개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있어 말을 알아들을 수도 없었다.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다
홀든은 왜 쫓겨났냐는 피비의 질문에 펜시가 얼마나 위선적인 인물들로 가득한 학교였는지 이야기합니다. 조용히 듣고 있던 피비, 갑자기 질문을 던집니다. ‘오빠는 일어나는 모든 일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며 ‘마음에 드는 거 한 가지만 대보라’고. 홀든은 끈질긴 학교 폭력에도 자신이 한 말을 취소하는 대신 투신자살을 선택한 아이를 떠올립니다. 그리고 피비에게 할 수만 있다면 꼬마들로만 가득한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절벽에서 추락하지 않도록 지켜주는 유일한 어른인 파수꾼이 되고 싶다 말하죠. 그러다 문득, 자신이 만난 가장 좋은 어른이었던 옛 영어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고 싶어진 홀든. 그 영어 선생님은 투신자살을 해 피범벅이 된 아이를 보고도 모두가 지켜만 보고 있을 때, 다가가 자신의 코트를 덮어주고 안아준 유일한 사람이었거든요. 전화를 받은 영어 선생님이 흔쾌히 집으로 오라고 하자, 홀든은 몰래 집을 빠져나가 영어 선생님 집으로 향합니다.
“나는 그냥 호밀밭의 파수꾼이나 그런 노릇을 하는 거지. 나도 그게 미쳤다는 거 알아.
하지만 그게 내가 진짜로 되고 싶은 유일한 거야.”
존경하던 영어 선생님에게 충격 받다
도착한 영어 선생님의 집은 호화로운 저택이었습니다. 홀든은 영어 선생님이 형에게 ‘너처럼 글을 잘 쓰는 사람은 할리우드 따위에 연연해선 안된다’고 말한 걸 떠올리며 기대에 부풉니다. 영어 선생님 집에 도착한 홀든, 선생님과 퇴학에 대해 허물없이 대화를 나누며 편안함을 느낍니다. 영어 선생님도 홀든을 걱정하며 진심으로 조언해줬죠. 한참동안 선생님과 이야기를 한 홀든, 자고 가라는 선생님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잠자리에 든다. 한밤 중, 홀든은 인기척에 눈을 뜨는데 영어 선생님이 자신의 머리를 만지고 있는 걸 알아챕니다. 믿었던 선생님이 남자를 좋아해서 자신의 몸을 만지고 있다고 착각한 홀든, 짐을 가지러 가야 한다고 둘러대며 황급히 그의 집을 빠져나옵니다.
나는 갑자기 잠을 깼다. 몇 시인지 그런 것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잠을 깼다. 머리에 뭔가를 느꼈다, 어떤 남자의 손. … 그가 하고 있었던 일, 그는 소파 바로 옆 바닥에, 어둡고 그런데 앉아 있었고 나를 좀 만지고 빌어먹을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Part 5. 홀든, 피비에게서 행복을 찾다
출처 - <날씨의 아이>, <날씨의 아이> 초반, 신카이 마코토는 이 이야기가 <호밀밭의 파수꾼>의 재해석이라고 강력하게 암시하는 장면들을 넣어두었다.
홀든, 가출을 결심하다
그 집을 뛰쳐나온 뒤, 홀든은 수많은 생각에 휩싸입니다. 영어 선생님의 행동을 자신이 오해한 건 아니었을까? 설사 오해가 아니라 해도 그가 자신에게 잘해주었던 유일한 사람이란 건 변함없단 생각에 심히 우울해집니다. 행복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나는 거리를 방황하는 홀든, 이 세상은 자신과 너무 멀게 느껴집니다. 영문도 모른 채 비오듯 땀을 흘리기 시작하는 홀든. 죽은 남동생과 대화를 나누는 행복한 상상을 하며 벤치에 앉아 진정하려고 하죠. 순간 멀리 떠나서 숲 근처에 오두막을 짓고 세상과 거리를 두고 살겠다 결심합니다.
마침내 내가 하기로 한 거, 나는 뜨기로 했다. 다시는 집에 가지 않고 다시는 또 다른 학교로 떠나지 않기로 했다. 그냥 우리의 피비를 만나 작별 인사 그런 걸 좀 하고 크리스마스 돈을 돌려주고 히치하이킹으로 서부로 뜨기로 했다.
홀든, 피비를 만나러 가다
가출을 결심한 홀든, 피비에게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피비의 학교로 향합니다. 피비는 홀든이 예전에 주었던 사냥모자를 쓴 채로 커다란 여행 가방을 끌고 홀든을 만나러 오죠. 그런데 피비를 만난 홀든에게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생겼습니다. 피비가 자신과 함께 떠나겠다고 따라오는 것이었죠. 결국, 험한 말까지 해가며 피비를 멈춰세우는 홀든. 정작 본인은 여동생 학교 담장에 있는 속어에도 화를 냈으면서 말이죠. 오빠가 화를 내자 단단히 삐친 피비. 홀든은 어쩔수 없이 피비를 달래기 위해 회전목마로 향합니다. 회전목마를 타자 금세 기분이 풀어지는 피비. 그런 피비와 놀다보니 홀든은 최근에 느껴보지 못했떤 엄청난 행복감을 느낍니다.
갑자기 젠장 아주 행복한 기분이었다. 우리의 피비가 계속 빙글빙글 돌아가는 모습. 나는 빌어먹을 고함을 지를 뻔했다, 나는 그럴 만큼 젠장 행복한 기분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이유는 모르겠다.
홀든, 이야기를 마치다
지금까지 한 모든 이야기를 끝마치는 홀든, 현재 그가 있는 곳은 정신병원이었습니다. 피비 때문에 가출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갔지만 자비없이 정신병원으로 보내져버렸던 것입니다. 정신분석가, 홀든에게 다음 가을에 학교에 돌아가면 어떤 노력을 할 건지 묻지만 홀든, 해보지도 않은 것에 답을 할 수 없다 생각하죠. 다만 이야기를 마치고 나자 사람들이 보고 싶어 진다는 것만은 확실히 알게 됩니다. 룸메이트, 옆방 친구, 심지어 포주까지도. 홀든은 다시, 사람들과 살아보고 싶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웃긴다. 아무한테도 아무 이야기도 절대 하지 마라. 하게 되면 모두 보고 싶어진다.
호밀밭의 파수꾼 |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한국에서 <너의 이름은>과 <스즈메의 문단속>으로 유명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 이 감독의 작품 중 <날씨의 아이>는 신카이 마코토가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고 상상해낸 이야기입니다. 또한, 무라카미 하루키가 직접 번역을 하겠다고 어필한 작품으로도 유명하죠.
<호밀밭의 파수꾼>은 발간 당시 청소년이 주인공인 소설에 다소 거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금서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전세계 수많은 청춘들의 공감을 멈출 순 없는 법. 시대에 상관없이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오늘 날 미국을 대표하는 현대소설로 자리잡았습니다.
등장인물
홀든 콜필드: 펜시 예비학교에서 퇴학당한 후 뉴욕에서 홀로 시간을 보낸다. 위선적이고 속물적인 어른들의 세계를 싫어한다.
홀든의 형: 할리우드에서 극작가로 활동한다.
홀든의 남동생: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피비: 홀든의 막내 여동생. 순수한 아이. 가출하려는 홀든을 따라 가려고 한다.
역사 선생님: 퇴학당한 홀든을 걱정한다.
기숙사 옆방 친구: 침대에서 여드름을 짜는 등 비위생적인 면이 있다.
기숙사 룸메이트: 잘생겼으며 여성편력이 있다. 제인과 데이트한다.
제인: 홀든이 한때 좋아했던 여자애.
샐리: 홀든과 오래 알고 지낸 여자애.
포주: 홀든에게 매춘을 권한 뒤, 돈을 더 뜯어내기 위해 폭행한다.
성매매 여성: 모리스 밑에서 일한다.
영어 선생님: 홀든이 다녔던 또 다른 학교 엘클턴 힐스의 젊은 남교사.
동창생: 엘클턴 힐스에서 알고 지냈던 아이. 급우들의 괴롭힘으로 인해 투신자살을 했다.
Part. 1. 퇴학당한 소년
펜싱 시합을 치르지 못한 펜싱 팀 매니저
미국의 어느 지하철 안, 한 소년이 뚱한 표정으로 앉아 있습니다. 이 소년의 이름은 홀든, 16살의 나이에 키가 189cm나 되어 펜싱 팀 매니저를 맡고 있었죠. 그런데 오늘, 펜싱 장비를 지하철에 두고 내려 시합엔 들어가지도 못하고 학교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하지만 홀든은 학교를 보자 한숨을 쉽니다. 사실 홀든은 시합 전에 퇴학 통지서를 받은 상태였거든요.
퇴학시켜놓고 잔소리하기 바쁜 역사 선생님
퇴학 사유는 성적 부진으로 인한 낙제. 네 과목이나 F를 맞았거든요. 그래도 홀든은 역사 선생님에게 작별인사를 하러 가기로 합니다. 사실 역사 선생님이 F를 줘서 홀든의 퇴학에 크게 기여하기는 했지만, 스승과 제자의 도리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역시 역사 선생님,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홀든을 보자마자 왜 다니는 학교마다 퇴학당하냐며 어쩔 셈이냐고 연설을 늘어놓기 시작하죠. 홀든은 아차싶어 인사하러 온 것을 후회하고, 서둘러 역사 선생님의 집을 빠져나옵니다.
룸메이트의 데이트 상대가 제인이란 걸 알게 되다
그렇게 기숙사로 돌아온 홀든, 책을 집어드나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때, 룸메이트가 들어옵니다. 막 데이트를 앞뒀다는 룸메이트, 홀든에게 작문 숙제를 부탁합니다. 별로 할일도 없었던 홀든이 알겠다고 하죠. 그런데 이 룸메이트, 홀든이 누구와 데이트 하냐는 물음에 데이트 상대의 이름을 기억하지도 못합니다. 그 상대는 지금 아래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말이죠. 다른 여자의 이름과 헷갈려 하다가 제인이라고 답하는 룸메이트. 그런데 홀든이 그 이름을 듣고 놀랍니다. 사실 제인은 홀든이 2년 전에 좋아하던, 첫 사랑과 비슷한 존재였습니다, 제인이 이사를 가버리는 바람에 멀어졌었죠. 그런데 그 제인이 데이트 상대 이름도 기억 못하는 놈과 데이트를 한다니, 홀든은 신경이 곤두서기 시작합니다.
피범벅이 된 홀든, 홧김에 학교를 나오다
룸메이트가 나가고 간신히 마음을 진정시키는 홀든, 룸메이트의 작문 숙제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미 마음은 딴 데 가 있는 홀든. 집을 묘사하라는 작문 주제와 다르게 ‘남동생의 야구 글로브’에 대해 써내려가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데이트에서 돌아온 룸메이트. 홀든은 궁금해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제인과 뭘 했는지 캐묻지만, 룸메이트가 답하지 않자 화가 나서 달려듭니다. 하지만 이내 룸메이트에게 두들겨 맞아 피범벅이 된 홀든. 충동적으로 짐을 싸고 학교를 나옵니다.
Part. 2. 홀든, 속물적인 어른의 세계를 경험하다
기차를 타고 뉴욕으로 향하다
밤기차를 타고 뉴욕에 도착한 홀든, 누구에게든 전화하고 싶지만 전화할 사람이 없습니다. 이유 없이 목적지를 뉴욕으로 정한 홀든. 밤기차를 타고 뉴욕에 도착하지만 갈 곳이 없었습니다. 택시를 타고 이동하던 중, 홀든은 물이 얼어버리면 호수의 오리들은 어디로 가는지 궁금해집니다. 기사에게 호수가 얼어버리면 그곳의 오리들이 어디로 가는지 아냐고 묻어보지만 돌아오는 것은 미치광이 취급뿐.
다시금 제인을 떠올리다
떠돌아다니다 싸구려 호텔에 묵기로 한 홀든. 호텔의 나이트클럽에 가서 성인인 척 술을 주문하지만 고등학생인 것을 들켜 제지당합니다. 그 와중에 만난 세 여자, 앞에 있는 홀든은 안중에도 없고 영화배우가 클럽에 방문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약이 오른 홀든, 배우가 방금 지나갔다고 거짓말하며 여자들을 골려주고 클럽에서 나와버립니다. 거리를 걸으며 제인과 좋은 감정을 나눴던 과거를 회상하는 홀든.
포주에게 얻어맞다
호텔로 돌아온 홀든에게 포주가 다가와 매춘은 어떠냐고 넌지시 권합니다. 금액은 단 돈 5달러. 고등학생인 홀든에게 매춘은 불법인, 해서는 안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홀든은 우울해져 사고가 정지해버린 상태. 아무 생각도 없이 제안을 받아들여버립니다.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늦어버렸죠. 어쩔 수 없이 매춘부가 호텔방으로 올라오자 홀든은 그저 이야기나 하자고 합니다. 수술을 해서 성관계를 할 수 없다는 거짓말과 함께 5달러를 건네면서 말이죠. 하지만 잠시 후, 매춘부가 포주를 대동해 홀든의 방으로 찾아옵니다. 포주, 홀든에게 말을 바꿔 10달러를 요구하고, 거부하자 두들겨 패버립니다. 또 피투성이가 된 홀든. 자살 충동이 일었지만 다행히 실행하지는 못했습니다.
Part 3. 홀든, 집으로 향하다
출처 - 영화 <호밀밭의 반항아>
꼬마의 노래를 우연히 듣다
다음 날, 홀든은 오래 알고 지낸 여자애인 샐리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습니다. 거리로 나와 아끼는 여동생 피비에게 선물할 레코드를 구매한 뒤, 제인에게 전화를 걸지만 제인의 어머니가 받자 바로 끊어버리죠. 샐리와 볼 연극표를 구하러 가는 도중, 피비의 친구를 만나 피비가 자연사 박물관에 있을 거란 얘길 듣는 홀든. 홀든은 여동생 피비를 보고 싶어 박물관으로 향하지만 박물관 문 앞에서 갑자기 마음이 바뀝니다. 왜 마음이 바뀐지는 홀든 자신도 사실 잘 몰랐습니다.
샐리와 다투다
샐리와 만나 연극을 보지만 가짜 연기들을 보며 위선적이라 느낍니다. 연극을 보며 시큰둥한 표정은 덤이었죠. 샐리를 따라 스케이트장으로 간 홀든, 샐리에게 자신이 싫어하는 많은 것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점점 표정이 굳어가는 샐리. 설상가상 홀든은 대뜸 샐리에게 함께 뉴욕을 떠나 살자고 말합니다. 단호하게 불가능하다는 샐리와 다시 우울해진 홀든. 서로 감정이 상한 둘의 대화가 말다툼으로 이어진건 오히려 당연했습니다. 결국 말다툼 중 샐리에게 상처주는 말을 해버리는 홀든. 뒤늦게 사과하지만 샐리, 받아주지 않습니다. 그러자 홀든은 샐리를 두고 홀로 스케이트장을 나와버립니다.
피비를 보러가다
홀든, 또 청승맞게 다시 제인에게 전화를 걸지만 제인이 받을리 없죠. 여기에 한술 더 뜨는 홀든. 바(Bar)에서 만취해 샐리에게 전화를 걸어 주정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샐리에게 진상을 부린 뒤 만취한 채 공원을 걸어가다 피비에게 줄 레코드를 떨어뜨리는 홀든. 홀든은 죽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죽은 남동생을 떠올리며 자신이 죽으면 피비가 슬퍼할 거란 생각에 집으로 향합니다. 나는 몰래 집에 들어가 그 애를 보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죽거나 그런 거에 대비해서.
Part 4. 홀든, 호밀밭의 파수꾼을 꿈꾸다
피비를 만나다
집에 몰래 들어간 홀든, 잠든 피비를 깨웁니다. 부모님은 파티에 간 상황. 피비는 홀든이 건넨 산산조각난 레코드를 받자, 소중히 보관합니다. 홀든이 그런 피비를 무척 사랑스러워 했던건 당연지사였죠. 하지만 피비는 홀든이 학교에서 쫓겨났다는 걸 눈치채고 ‘아빠가 오빠를 죽일 거야!’라는 말을 반복하며 어쩔 줄 몰라합니다. 홀든이 피비를 말리려 하지만 피비는 쉽게 진정하지 못합니다.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다
홀든은 왜 쫓겨났냐는 피비의 질문에 펜시가 얼마나 위선적인 인물들로 가득한 학교였는지 이야기합니다. 조용히 듣고 있던 피비, 갑자기 질문을 던집니다. ‘오빠는 일어나는 모든 일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며 ‘마음에 드는 거 한 가지만 대보라’고. 홀든은 끈질긴 학교 폭력에도 자신이 한 말을 취소하는 대신 투신자살을 선택한 아이를 떠올립니다. 그리고 피비에게 할 수만 있다면 꼬마들로만 가득한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절벽에서 추락하지 않도록 지켜주는 유일한 어른인 파수꾼이 되고 싶다 말하죠. 그러다 문득, 자신이 만난 가장 좋은 어른이었던 옛 영어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고 싶어진 홀든. 그 영어 선생님은 투신자살을 해 피범벅이 된 아이를 보고도 모두가 지켜만 보고 있을 때, 다가가 자신의 코트를 덮어주고 안아준 유일한 사람이었거든요. 전화를 받은 영어 선생님이 흔쾌히 집으로 오라고 하자, 홀든은 몰래 집을 빠져나가 영어 선생님 집으로 향합니다.
존경하던 영어 선생님에게 충격 받다
도착한 영어 선생님의 집은 호화로운 저택이었습니다. 홀든은 영어 선생님이 형에게 ‘너처럼 글을 잘 쓰는 사람은 할리우드 따위에 연연해선 안된다’고 말한 걸 떠올리며 기대에 부풉니다. 영어 선생님 집에 도착한 홀든, 선생님과 퇴학에 대해 허물없이 대화를 나누며 편안함을 느낍니다. 영어 선생님도 홀든을 걱정하며 진심으로 조언해줬죠. 한참동안 선생님과 이야기를 한 홀든, 자고 가라는 선생님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잠자리에 든다. 한밤 중, 홀든은 인기척에 눈을 뜨는데 영어 선생님이 자신의 머리를 만지고 있는 걸 알아챕니다. 믿었던 선생님이 남자를 좋아해서 자신의 몸을 만지고 있다고 착각한 홀든, 짐을 가지러 가야 한다고 둘러대며 황급히 그의 집을 빠져나옵니다.
Part 5. 홀든, 피비에게서 행복을 찾다
출처 - <날씨의 아이>, <날씨의 아이> 초반, 신카이 마코토는 이 이야기가 <호밀밭의 파수꾼>의 재해석이라고 강력하게 암시하는 장면들을 넣어두었다.
홀든, 가출을 결심하다
그 집을 뛰쳐나온 뒤, 홀든은 수많은 생각에 휩싸입니다. 영어 선생님의 행동을 자신이 오해한 건 아니었을까? 설사 오해가 아니라 해도 그가 자신에게 잘해주었던 유일한 사람이란 건 변함없단 생각에 심히 우울해집니다. 행복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나는 거리를 방황하는 홀든, 이 세상은 자신과 너무 멀게 느껴집니다. 영문도 모른 채 비오듯 땀을 흘리기 시작하는 홀든. 죽은 남동생과 대화를 나누는 행복한 상상을 하며 벤치에 앉아 진정하려고 하죠. 순간 멀리 떠나서 숲 근처에 오두막을 짓고 세상과 거리를 두고 살겠다 결심합니다.
홀든, 피비를 만나러 가다
가출을 결심한 홀든, 피비에게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피비의 학교로 향합니다. 피비는 홀든이 예전에 주었던 사냥모자를 쓴 채로 커다란 여행 가방을 끌고 홀든을 만나러 오죠. 그런데 피비를 만난 홀든에게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생겼습니다. 피비가 자신과 함께 떠나겠다고 따라오는 것이었죠. 결국, 험한 말까지 해가며 피비를 멈춰세우는 홀든. 정작 본인은 여동생 학교 담장에 있는 속어에도 화를 냈으면서 말이죠. 오빠가 화를 내자 단단히 삐친 피비. 홀든은 어쩔수 없이 피비를 달래기 위해 회전목마로 향합니다. 회전목마를 타자 금세 기분이 풀어지는 피비. 그런 피비와 놀다보니 홀든은 최근에 느껴보지 못했떤 엄청난 행복감을 느낍니다.
홀든, 이야기를 마치다
지금까지 한 모든 이야기를 끝마치는 홀든, 현재 그가 있는 곳은 정신병원이었습니다. 피비 때문에 가출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갔지만 자비없이 정신병원으로 보내져버렸던 것입니다. 정신분석가, 홀든에게 다음 가을에 학교에 돌아가면 어떤 노력을 할 건지 묻지만 홀든, 해보지도 않은 것에 답을 할 수 없다 생각하죠. 다만 이야기를 마치고 나자 사람들이 보고 싶어 진다는 것만은 확실히 알게 됩니다. 룸메이트, 옆방 친구, 심지어 포주까지도. 홀든은 다시, 사람들과 살아보고 싶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