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고통과 불편이 줄어들수록 좋다는 자본주의의 전제가 옳다면, 지금쯤 모두 행복에 겨워 어쩔 줄 몰라야 한다.
보상을 주는 자극을 끊임없이 추구하다가 화난 중년이 된다. 그 다음에 남는 것은 오래 아픈 노년이다. “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 정희원 / p.7
김서니 서사 라이브러리
동안의 비밀
항노화, 안티에이징, 노화방지 등…노화에 관한 주제는 사람들의 오랜 관심사였습니다. 특히 요즘은 외모적인 면뿐만 아니라, 백세시대의 지속가능한 삶과도 관련이 있는데요.
많은 사람들은 궁금해합니다. ‘왜 똑같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는 더 어려보이고, 활력이 있게 느껴지는 걸까?’ 이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서는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수렵채집으로 연명하던 오래 전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에너지원, 즉 식량을 구하는 일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당분’은 구하기 힘든 고밀도 에너지원이었죠. 독초와 같은 쓴맛 대신 고밀도 에너지원인 당분을 좋아하는 인류가 오래 살아남았고, 이는 수백만년을 거쳐 인류의 유전자에 각인되었습니다.
또한 수렵채집의 인류에게, 몸은 이동수단과 마찬가지였는데요. 식량을 얻기 위해 하루에 10~20킬로미터나 되는 거리를 끊임없이 걷고 달렸죠. 가까운 역사인 중세까지만 해도 움직임이 생산의 원동력이었고, 왕과 귀족을 제외하고는 앉거나 누워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에 걸쳐 유전자에 새겨진 본성을 억누르는, 게임 체인저가 생겨납니다. 현대에 와서 갑작스럽게 게임의 규칙이 바뀐 것이죠.
얻기 힘든 고밀도 에너지원이었던 당분은 정제곡물(쌀, 밀가루)과 단순당(설탕, 포도당)이 생기면서 가장 구하기 쉽고 값싼 에너지원이 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인간의 체내 혈당은 급격히 상승했죠.
엘리베이터, 철도, 자동차 등 탈것이 생기며 현대인의 이동성은 원시 인류에 비해 크게 낮아졌고, 몸은 편안함을 얻은 대가로 신체 기능의 저하와 장애, 몸과 마음의 질병을 얻게 되었습니다.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알아채셨겠죠. 바뀐 이 게임의 규칙이 노화를 빠르게 한다는 것을요.
이 현대의 게임 체인저가 노화를 어떻게 가속화하는지, 이를 예방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이제부터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노화의 속도를 느리게 하는 비결
식품업계에서는 제품을 개발할 때, 가장 쾌감을 높이는 비율로 성분을 배합합니다. 그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죠. 이렇게 자극적인 음식은 우리의 뇌에서 도파민과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합니다. 맛있고 즐겁게 먹은 경험에서 만족감을 느껴 다음번에 또 다시 그 음식을 찾게 되고, 이 고리에서 우리는 혈당을 높이는 당부하 식품에 중독됩니다.
보통 자연스러운 식사에서 나오는 혈당은 근육을 통해 흡수가 되는데요. 그러나 초가공식품을 섭취하면, 혈당이 과도하게 높아져 당부하가 생깁니다. 근육이 흡수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넘친 혈당은 내장지방을 늘리고 골격근량을 감소하게 만들죠.
또한 과도하게 혈당을 높이는 식사를 하고 운동을 하지 않을 경우, 근육이 혈당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감소해 (그림1의) 가로 점선이 낮아집니다. 그럼 더 많은 에너지가 다시 살로 가겠죠.
이렇게 생겨난 지방세포는 나쁜 호르몬을 만들어 염증 물질을 배출합니다. 혈관을 손상시켜 혈압을 올리고, 멀쩡한 근육 단백질을 녹이며, 뇌의 인지 기능을 떨어뜨립니다.
집중력이 떨어지니 판단력도 흐려지며 실수와 비효율, 우울감이 늘고 자기 효능감은 떨어집니다.
몸에 남은 부정적인 감정은 고스란히 노화를 가속화하는 요인이 되죠. 안타깝게도 많은 현대인들에게서 이런 패턴이 발견됩니다. 그렇다면, 노화의 속도를 줄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책에서 계속해서 강조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바로 ‘내재역량'을 높이는 것인데요. 회복탄력성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스트레스를 감당하는 몸을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의 신체와 정신적인 내재역량은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낮아집니다. 하나둘 고장나는 부분이 생기면서 스트레스를 견딜 여력이 줄어드는 것인데요.
하지만 끊임없는 신체활동과 인지활동을 통해 내재역량을 높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내재역량이 높은 사람은 뇌가 쪼그라들어 치매를 일으키는 변화가 관찰되더라도 외부적인 수행 능력은 정상인 경우가 많은데요. 반대로 내재역량이 낮은 사람은 미미한 뇌 병변만 발생해도 일상생활을 온전히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내재역량은 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내재역량을 높이기 위해선 삶의 전반을 두루 살피고 챙겨야 하는데요. 식습관, 운동, 마음챙김으로 내재역량을 높일 수 있는 방법, 함께 알아볼까요?
당신이 먹는 게 곧 당신이다 - 식습관
우리가 먹는 것이 전두엽의 기능에 영향을 준다는 과학적 증거가 있습니다. 또한 인슐린(혈당 제어), 도파민과 엔도르핀(보상과 탐닉), 노르에피네프린과 코르티솔(스트레스와 화)을 조절하기도 하는데요. 식사를 통해 이 세 종류의 호르몬을 잘 다스리면 몸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정제된 곡물과 당분이 함유된 음식은 노화를 가속화하는 연료입니다. 그러므로 이를 피하는 게 기본이고, 그다음으로는 절식과 MIND 식단을 실천하면 좋습니다.
1)절식
단순당과 정제곡물 섭취량을 줄이면 식욕중추가 정상화되고, 총에너지 섭취량과 음식 섭취 시간이 줄어듭니다. 이렇게 절식을 하고, 절식과 함께 충분한 신체활동을 하면 근육량이 늘어 근육세포의 포도당 흡수 기능이 좋아집니다. 지방과 염증이 줄어드는데, 이 상태에서는 과잉 에너지가 지방이 되지 않고 열로 타버립니다.
절식은 체중감소는 물론이고, 노화 사이클을 둔화하는데 도움이 되는데요. 여러 임상 연구에서 확인된 노화지연 체계가 절식할 때 다방면으로 활성화되기 때문입니다.
2)MIND 식단
MIND 식단은 인지 기능 저하를 예방하는데 효과적입니다. 저자는 채소와 견과류, 산딸기류 열매, 올리브오일, 통곡물, 콩류, 가금류, 생선 등의 섭취를 강조하고 와인은 하루 한잔까지만 권하는데요. 당연히 당분이나 정제곡물, 패스트푸드, 붉은 고기, 버터와 마가린, 치즈는 피해야 합니다.
이 식단은 한식으로도 구성할 수 있습니다. 식사 시 콩과 채소, 두부를 많이 먹고 올리브 오일을 충분히 사용해 요리하면 됩니다. 소금과 설탕을 최소화하고 잡곡과 현미를 충분히 섞어서 밥을 하면 더욱 좋습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MIND 식단을 실천한 사람은 나쁜 식습관을 가진 사람에 비해 무려 10년당 7.5년의 뇌 지연 효과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남들은 10년 나이들 동안 2.5년만 늙는다니, 노화의 속도가 엄청나게 지연되었다고 볼 수 있겠죠.
긍정적인 효과는 더 있습니다. 머리가 개운해지고, 뱃살이 줄고, 아침에 활력이 느껴지며, 우울감도 덜해집니다. 이처럼 균형잡힌 식사는 삶의 질을 광범위하게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꼭 필요한 노후 대비 - 운동
여러분은 하루에 얼마나 걸으시나요? 2020년 질병관리청의 만성질환건강통계에 따르면 일주일 동안 1회 10분 이상, 1일 30분 이상 걷기를 주 5일 이상 실천한 사람은 37.4%로, 2008년의 50.6%에 비해 대폭 감소되었다고 합니다.
일상 속에서 실천하는 신체 활동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데요. 이에 따른 신체 기능은 서서히 점진적으로 변화합니다.
운동량이 적은 경우, 근육은 줄어들고 지방은 늘어나는 근감소성 비만이 되고, 근골격계 건강 악화와 일찍부터 만성질환이 찾아오는 등 노화가 가속화합니다.
운동의 중요성은 여러번 말해도 지나치지 않은데요.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은퇴 연령을 넘긴 후에도 계속 훈련하고 대회에 출전하는 40세 이상의 베테랑 운동선수들의 신체 기능과 노화 영역을 연구한 결과, 신체 기능의 감퇴 속도가 훨씬 느려졌다는 걸 알 수 있었는데요.
또한 이들의 심폐지구력은 나이가 들어도, 젊은 성인 인구집단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기능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전문운동가가 아니어도 젊은 시절에 운동을 많이 한 집단은 운동을 별로 하지않은 집단에 비해 노년기의 신체 기능이 훨씬 좋다고 하죠. 만성질환도 적고 인지기능도 높았습니다.
고강도 운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젊었을 때 갖춰 놓으면 혈관이 탄성을 유지하고, 뇌세포의 회복을 촉진해 인지기능이 높아져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노화 속도를 늦추는 호르몬을 분비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젊을 때’ 라는 것인데요. 운동을 안 하던 사람이 나이 들어서 운동하려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러 만성질환때문에 국한된 운동을 할 수밖에 없고, 관절의 가동범위가 제한되며, 유연성이 떨어져 잠재적인 부상 위험이 높아집니다.
‘근력의 정도’는 ‘노후의 모습'과 직결되는데요.
한국 사람들이 가장 건강했을 때의 평균 근육량에서, 남성은 15kg, 여성은 10kg을 잃으면 여생을 누워서 살아야 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바빠서 운동을 하지 못한다는 건, 미래의 건강을 현재로 끌어와 갉아먹고 있는 것임을 자각해야 하겠죠.
항노화를 위한 최상의 영양제 - 마음건강
현대에 들어 마음 건강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습니다. 마음이 중요한 이유는 인생 전반에 있어 장기적인 삶의 방향을 설정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중요성을 아는 것과는 별개로, 현대인의 마음은 방황과 번뇌로 가득 차 있습니다. 엔트로피가 매우 높은 상태죠. 늘 이리저리 방황하며, 마음속 탐욕과 분노를 키우고, 몸과 마음은 늘 긴장해있습니다.
결핍을 소비로 해소하고자 하는 마음, 남과 비교하는 어리석음, 더 많은 것을 갖고자 하는 탐욕은 큰 스트레스를 불러와 노화를 가속화합니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 책에선, 명상과 같은 마음 챙김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몸 안팎의 감각이나 호흡에, 짧게는 5분 길게는 1시간 이상 집중을 해봅시다. 이때 떠오르는 생각을 억제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세 가지 마음 챙김 방법
떠오른 생각과 감각기관을 통해 느껴지는 정보를 관찰하여 구체적으로 명명한다
이런 정보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인다
현재 순간에 집중한다
이와 같은 마음챙김의 긍정적 효과는 수많은 임상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는데요. 집중력과 기억력, 문제 해결력이 개선되었으며 몸의 염증 물질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있었습니다.
마음 챙김을 통해 노화의 시계는 더 천천히 흐르게 되는 것이죠.
귀찮고, 불편하더라도 해야 하는 일들
전 인류의 기대수명은 늘고, 인구 구조는 역피라미드 형태로 변화했습니다. 젊은 성인이 노인을 부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는 어렵고, 공적 돌봄서비스 역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결과적으로 은퇴 나이가 도래해도 경제활동에서 완전히 손을 뗄 수 없고, 주변 사람에게 신체적 돌봄을 받는 일은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이제 진짜 내 몸은 내가 챙겨야 합니다. 특히 현재 20~40대는 더욱 그렇죠. 믿고 의지할 건 40~50년 후에도 잘 작동하는, 내재역량을 갖춘 몸뿐입니다.
몸은 고장이 나기 시작하면 노화의 특징이 더 빨리 발현된다고 하죠. 한번 시작된 가속 노화는, 굴러가는 눈덩이마냥 몸집을 불려가며 빠르게 악화합니다.
그러므로,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일이 지금 당장은 귀찮고 불편하더라도 감수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더 큰 고통을 겪을 수 있습니다. 몸집을 키워가는 노화의 눈덩이를 멈추고 싶으신가요? 바로 지금이 가장 이른 때입니다.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고통과 불편이 줄어들수록 좋다는 자본주의의 전제가 옳다면, 지금쯤 모두 행복에 겨워 어쩔 줄 몰라야 한다.
보상을 주는 자극을 끊임없이 추구하다가 화난 중년이 된다. 그 다음에 남는 것은 오래 아픈 노년이다. “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 정희원 / p.7
김서니 서사 라이브러리
동안의 비밀
항노화, 안티에이징, 노화방지 등…노화에 관한 주제는 사람들의 오랜 관심사였습니다. 특히 요즘은 외모적인 면뿐만 아니라, 백세시대의 지속가능한 삶과도 관련이 있는데요.
많은 사람들은 궁금해합니다. ‘왜 똑같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는 더 어려보이고, 활력이 있게 느껴지는 걸까?’ 이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서는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수렵채집으로 연명하던 오래 전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에너지원, 즉 식량을 구하는 일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당분’은 구하기 힘든 고밀도 에너지원이었죠. 독초와 같은 쓴맛 대신 고밀도 에너지원인 당분을 좋아하는 인류가 오래 살아남았고, 이는 수백만년을 거쳐 인류의 유전자에 각인되었습니다.
또한 수렵채집의 인류에게, 몸은 이동수단과 마찬가지였는데요. 식량을 얻기 위해 하루에 10~20킬로미터나 되는 거리를 끊임없이 걷고 달렸죠. 가까운 역사인 중세까지만 해도 움직임이 생산의 원동력이었고, 왕과 귀족을 제외하고는 앉거나 누워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에 걸쳐 유전자에 새겨진 본성을 억누르는, 게임 체인저가 생겨납니다. 현대에 와서 갑작스럽게 게임의 규칙이 바뀐 것이죠.
얻기 힘든 고밀도 에너지원이었던 당분은 정제곡물(쌀, 밀가루)과 단순당(설탕, 포도당)이 생기면서 가장 구하기 쉽고 값싼 에너지원이 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인간의 체내 혈당은 급격히 상승했죠.
엘리베이터, 철도, 자동차 등 탈것이 생기며 현대인의 이동성은 원시 인류에 비해 크게 낮아졌고, 몸은 편안함을 얻은 대가로 신체 기능의 저하와 장애, 몸과 마음의 질병을 얻게 되었습니다.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알아채셨겠죠. 바뀐 이 게임의 규칙이 노화를 빠르게 한다는 것을요.
이 현대의 게임 체인저가 노화를 어떻게 가속화하는지, 이를 예방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이제부터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노화의 속도를 느리게 하는 비결
식품업계에서는 제품을 개발할 때, 가장 쾌감을 높이는 비율로 성분을 배합합니다. 그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죠. 이렇게 자극적인 음식은 우리의 뇌에서 도파민과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합니다. 맛있고 즐겁게 먹은 경험에서 만족감을 느껴 다음번에 또 다시 그 음식을 찾게 되고, 이 고리에서 우리는 혈당을 높이는 당부하 식품에 중독됩니다.
보통 자연스러운 식사에서 나오는 혈당은 근육을 통해 흡수가 되는데요. 그러나 초가공식품을 섭취하면, 혈당이 과도하게 높아져 당부하가 생깁니다. 근육이 흡수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넘친 혈당은 내장지방을 늘리고 골격근량을 감소하게 만들죠.
또한 과도하게 혈당을 높이는 식사를 하고 운동을 하지 않을 경우, 근육이 혈당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감소해 (그림1의) 가로 점선이 낮아집니다. 그럼 더 많은 에너지가 다시 살로 가겠죠.
이렇게 생겨난 지방세포는 나쁜 호르몬을 만들어 염증 물질을 배출합니다. 혈관을 손상시켜 혈압을 올리고, 멀쩡한 근육 단백질을 녹이며, 뇌의 인지 기능을 떨어뜨립니다.
집중력이 떨어지니 판단력도 흐려지며 실수와 비효율, 우울감이 늘고 자기 효능감은 떨어집니다.
몸에 남은 부정적인 감정은 고스란히 노화를 가속화하는 요인이 되죠. 안타깝게도 많은 현대인들에게서 이런 패턴이 발견됩니다. 그렇다면, 노화의 속도를 줄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책에서 계속해서 강조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바로 ‘내재역량'을 높이는 것인데요. 회복탄력성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스트레스를 감당하는 몸을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의 신체와 정신적인 내재역량은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낮아집니다. 하나둘 고장나는 부분이 생기면서 스트레스를 견딜 여력이 줄어드는 것인데요.
하지만 끊임없는 신체활동과 인지활동을 통해 내재역량을 높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내재역량이 높은 사람은 뇌가 쪼그라들어 치매를 일으키는 변화가 관찰되더라도 외부적인 수행 능력은 정상인 경우가 많은데요. 반대로 내재역량이 낮은 사람은 미미한 뇌 병변만 발생해도 일상생활을 온전히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내재역량은 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내재역량을 높이기 위해선 삶의 전반을 두루 살피고 챙겨야 하는데요. 식습관, 운동, 마음챙김으로 내재역량을 높일 수 있는 방법, 함께 알아볼까요?
당신이 먹는 게 곧 당신이다 - 식습관
우리가 먹는 것이 전두엽의 기능에 영향을 준다는 과학적 증거가 있습니다. 또한 인슐린(혈당 제어), 도파민과 엔도르핀(보상과 탐닉), 노르에피네프린과 코르티솔(스트레스와 화)을 조절하기도 하는데요. 식사를 통해 이 세 종류의 호르몬을 잘 다스리면 몸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정제된 곡물과 당분이 함유된 음식은 노화를 가속화하는 연료입니다. 그러므로 이를 피하는 게 기본이고, 그다음으로는 절식과 MIND 식단을 실천하면 좋습니다.
1)절식
단순당과 정제곡물 섭취량을 줄이면 식욕중추가 정상화되고, 총에너지 섭취량과 음식 섭취 시간이 줄어듭니다. 이렇게 절식을 하고, 절식과 함께 충분한 신체활동을 하면 근육량이 늘어 근육세포의 포도당 흡수 기능이 좋아집니다. 지방과 염증이 줄어드는데, 이 상태에서는 과잉 에너지가 지방이 되지 않고 열로 타버립니다.
절식은 체중감소는 물론이고, 노화 사이클을 둔화하는데 도움이 되는데요. 여러 임상 연구에서 확인된 노화지연 체계가 절식할 때 다방면으로 활성화되기 때문입니다.
2)MIND 식단
MIND 식단은 인지 기능 저하를 예방하는데 효과적입니다. 저자는 채소와 견과류, 산딸기류 열매, 올리브오일, 통곡물, 콩류, 가금류, 생선 등의 섭취를 강조하고 와인은 하루 한잔까지만 권하는데요. 당연히 당분이나 정제곡물, 패스트푸드, 붉은 고기, 버터와 마가린, 치즈는 피해야 합니다.
이 식단은 한식으로도 구성할 수 있습니다. 식사 시 콩과 채소, 두부를 많이 먹고 올리브 오일을 충분히 사용해 요리하면 됩니다. 소금과 설탕을 최소화하고 잡곡과 현미를 충분히 섞어서 밥을 하면 더욱 좋습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MIND 식단을 실천한 사람은 나쁜 식습관을 가진 사람에 비해 무려 10년당 7.5년의 뇌 지연 효과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남들은 10년 나이들 동안 2.5년만 늙는다니, 노화의 속도가 엄청나게 지연되었다고 볼 수 있겠죠.
긍정적인 효과는 더 있습니다. 머리가 개운해지고, 뱃살이 줄고, 아침에 활력이 느껴지며, 우울감도 덜해집니다. 이처럼 균형잡힌 식사는 삶의 질을 광범위하게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꼭 필요한 노후 대비 - 운동
여러분은 하루에 얼마나 걸으시나요? 2020년 질병관리청의 만성질환건강통계에 따르면 일주일 동안 1회 10분 이상, 1일 30분 이상 걷기를 주 5일 이상 실천한 사람은 37.4%로, 2008년의 50.6%에 비해 대폭 감소되었다고 합니다.
일상 속에서 실천하는 신체 활동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데요. 이에 따른 신체 기능은 서서히 점진적으로 변화합니다.
운동량이 적은 경우, 근육은 줄어들고 지방은 늘어나는 근감소성 비만이 되고, 근골격계 건강 악화와 일찍부터 만성질환이 찾아오는 등 노화가 가속화합니다.
운동의 중요성은 여러번 말해도 지나치지 않은데요.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은퇴 연령을 넘긴 후에도 계속 훈련하고 대회에 출전하는 40세 이상의 베테랑 운동선수들의 신체 기능과 노화 영역을 연구한 결과, 신체 기능의 감퇴 속도가 훨씬 느려졌다는 걸 알 수 있었는데요.
또한 이들의 심폐지구력은 나이가 들어도, 젊은 성인 인구집단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기능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전문운동가가 아니어도 젊은 시절에 운동을 많이 한 집단은 운동을 별로 하지않은 집단에 비해 노년기의 신체 기능이 훨씬 좋다고 하죠. 만성질환도 적고 인지기능도 높았습니다.
고강도 운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젊었을 때 갖춰 놓으면 혈관이 탄성을 유지하고, 뇌세포의 회복을 촉진해 인지기능이 높아져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노화 속도를 늦추는 호르몬을 분비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젊을 때’ 라는 것인데요. 운동을 안 하던 사람이 나이 들어서 운동하려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러 만성질환때문에 국한된 운동을 할 수밖에 없고, 관절의 가동범위가 제한되며, 유연성이 떨어져 잠재적인 부상 위험이 높아집니다.
‘근력의 정도’는 ‘노후의 모습'과 직결되는데요.
한국 사람들이 가장 건강했을 때의 평균 근육량에서, 남성은 15kg, 여성은 10kg을 잃으면 여생을 누워서 살아야 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바빠서 운동을 하지 못한다는 건, 미래의 건강을 현재로 끌어와 갉아먹고 있는 것임을 자각해야 하겠죠.
항노화를 위한 최상의 영양제 - 마음건강
현대에 들어 마음 건강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습니다. 마음이 중요한 이유는 인생 전반에 있어 장기적인 삶의 방향을 설정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중요성을 아는 것과는 별개로, 현대인의 마음은 방황과 번뇌로 가득 차 있습니다. 엔트로피가 매우 높은 상태죠. 늘 이리저리 방황하며, 마음속 탐욕과 분노를 키우고, 몸과 마음은 늘 긴장해있습니다.
결핍을 소비로 해소하고자 하는 마음, 남과 비교하는 어리석음, 더 많은 것을 갖고자 하는 탐욕은 큰 스트레스를 불러와 노화를 가속화합니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 책에선, 명상과 같은 마음 챙김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몸 안팎의 감각이나 호흡에, 짧게는 5분 길게는 1시간 이상 집중을 해봅시다. 이때 떠오르는 생각을 억제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이와 같은 마음챙김의 긍정적 효과는 수많은 임상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는데요. 집중력과 기억력, 문제 해결력이 개선되었으며 몸의 염증 물질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있었습니다.
마음 챙김을 통해 노화의 시계는 더 천천히 흐르게 되는 것이죠.
귀찮고, 불편하더라도 해야 하는 일들
전 인류의 기대수명은 늘고, 인구 구조는 역피라미드 형태로 변화했습니다. 젊은 성인이 노인을 부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는 어렵고, 공적 돌봄서비스 역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결과적으로 은퇴 나이가 도래해도 경제활동에서 완전히 손을 뗄 수 없고, 주변 사람에게 신체적 돌봄을 받는 일은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이제 진짜 내 몸은 내가 챙겨야 합니다. 특히 현재 20~40대는 더욱 그렇죠. 믿고 의지할 건 40~50년 후에도 잘 작동하는, 내재역량을 갖춘 몸뿐입니다.
몸은 고장이 나기 시작하면 노화의 특징이 더 빨리 발현된다고 하죠. 한번 시작된 가속 노화는, 굴러가는 눈덩이마냥 몸집을 불려가며 빠르게 악화합니다.
그러므로,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일이 지금 당장은 귀찮고 불편하더라도 감수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더 큰 고통을 겪을 수 있습니다. 몸집을 키워가는 노화의 눈덩이를 멈추고 싶으신가요? 바로 지금이 가장 이른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