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마인 이야기 | 시오노 나나미
로물루스 _ 전설의 시작
“도시를 어디에 세우느냐에 따라 주민의 장래가 결정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로마사 논고 / 마키아벨리
정도성 서사 라이브러리 대표
읽고 계시는 콘텐츠는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입니다. 로마사 논고(마키아벨리), 로마인 이야기(시오노 나나미), 문명이야기(윌 듀란트), 로마제국쇠망사(에드워드 기번) 등을 읽고, 밑줄 그은 내용을 이야기합니다. 다양한 책들의 밑 줄이 등장하는 데, 왜 하필 제목이 '로마인 이야기'라고 하는 지 궁금해하실 수도 있습니다. 특히 역사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더욱 그런 생각을 하시겠죠.
'로마인 이야기'가 처음 출간된 1990년대에는 권장할 만한 인문 교양서로 각광받았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평가가 달라졌습니다. 작가의 역사관이나 상상을 바탕으로 한 전개가 역사책이 아닌 역사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고 평가되기도 합니다. 이런 평가를 알면서도 '로마인 이야기'라는 제목을 선택한 이유는 관점 때문입니다.

서사 라이브러리에서는 사건이나 역사의 흐름을 다루기보다는, 로마의 흥망성쇠를 이끈 '로마인들의 선택'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로마의 위인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선택에 이르렀는지를 돌아봅니다. 선택의 결과를 아는 것이 지식이라면, 선택의 과정을 아는 것은 지혜에 가깝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삶을 만들어내는 수많은 선택들을 좀 더 지혜롭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로마인 이야기'의 첫 번째 선택은 '입지'입니다.
왜 입지일까?
유현준 교수님의 책을 읽으면, 우리가 사는 도시가 우리의 생각과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깨닫게 됩니다. 시오노 나나미도 비슷한 주장을 합니다.
“도시를 어디에 세우느냐에 따라 주민의 장래가 결정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방어에는 완벽하지만, 발전을 저해받기 쉬운 언덕을 좋아한 에트루리아인.
방어가 불완전한 곳에 도시를 건설한 덕분에 결과적으로 밖을 향해 발전하게 된 로마인.
통상에는 편리하지만, 자칫하면 적의 존재를 잊게 만드는 바닷가에 도시를 세운 남부 이탈리아의 그리스인."
로마인이야기/시오노 나나미/p.25
솔직히, 처음 읽었을 때에는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치솟았습니다. 도시의 운명을 입지에 끼워맞춘 느낌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오노 나나미가 좋아하는 마키아벨리의 '로마사 논고'를 읽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처음에 책임을 떠맡은 건설자가 지닌 덕의 많고 적음에 따라 도시의 번영과 침체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 덕은 두 가지 방식으로 드러나는데, 첫 째는 장소의 선택을 통해서, 둘째는 법제도의 정비를 통해서이다. "
"척박한 땅을 선택해서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 사람들을 근면하고 게으름에 빠지지 않도록 만들며, 나아가 어려운 처지로 인해 서로 다툴 소지가 적기 때문에 더욱 단결하게 만들지 않겠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로마사 논고 / 마키아벨리 / p,73(한길사)
저는 권위에 약한 사람이었습니다. 이상하게, 시오노 나나미가 말하면 반박하고 싶었는데, 마키아벨리까지 입지를 논하자 '그렇군요'라며 빠르게 수긍을 했습니다. 마키아벨리 선생님도 이야기하셨으니,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입지는 도시의 방향성에 영향을 미친다."
참고로, '로마사 논고'에서 마키아벨리가 언급한 '덕'은 도덕적인 선함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로마사 논고'나 '군주론'에서 마키아벨리가 이야기하는 덕(Virtu)는 결단력,용기,지혜, 상황에 맞게 행동할 수 있는 유연성까지 포괄하는 의미입니다. '역량'에 가까운 개념들이 포함됩니다. '덕'이라고 표현하기보다는 원어 표현을 살려서, '비르투'라고 말하는 것이 좀더 정확한 의미에 다가갈 수 있는 표현 같습니다.
전설의 시작, 팔라티노 언덕
'로마'는 7개의 언덕, 그중에서도 팔라티노스 언덕에서 시작했습니다. 로마의 건국은 쌍둥이 형제 로물루스와 레무스에 의해 이루어졌습니다. 로물루스는 팔라티노스 언덕을, 레무스는 아벤티노 언덕을 도시의 시작으로 삼을 것을 주장합니다. 스티븐 세일러의 '로마'에서는 이 갈등을 흥미롭게 묘사합니다. 그는 미국의 역사 소설가로, '로마 서브 로사' 시리즈를 집필했습니다. 검색해보면 16권까지 출시된 듯 합니다. 국내에서는 청림출판에서 4권까지만 출판되었고 후속편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역사소설과 추리소설을 좋아하신다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청림출판에서는 나머지 책들도 빨리 출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레무스는 도시의 확장성을 생각해서 최초의 성벽은 아벤티노 언덕이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소설에서) 로물루스는 자신들이 팔라티노 언덕에서 자라왔다는 사실과 애정으로 인해 팔라티노스 언덕을 지지합니다. 둘의 갈등이 점점 커지자 결국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점을 치기로 합니다. 각자의 언덕에서 정해진 시간동안 독수리가 몇 마리가 나타나는 지를 세어보기로 합니다.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직접 세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점치는 신관에게 맡깁니다.
영원한 수도를 결정하는 세기의 대결에서 승자는 로물루스가 됩니다. 레무스가 서있던 곳에는 독수리가 6마리였으나, 로물루스가 있는 곳에는 12마리의 독수리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 결말은 깔끔해 보이지만, 로마를 가보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로마사를 좋아하던 저는 팔라티노 언덕과 아벤티노 언덕을 각각 가보고 깨달았습니다.
“로물루스가 레무스를 속였구나.”
(이렇게 거대한 독수리를 팔라티노 언덕에서만 보이는 게 가능한 걸까요?)
둘 사이의 거리는 고작 1.4km에 불과합니다. 빠른 도보로 15분이면 가는 거리입니다. 아벤티노 언덕과 팔라티노 언덕은 가깝지만, 그렇다고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지도 않습니다. 기원전 753년경, 매연 하나 없는 맑은 하늘에 팔라티노 언덕 위를 날던 독수리가 아벤티노 언덕을 보지 못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참새도 아니고, 거대한 독수리가 안 보이다니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독수리를 6마리나 봤다는 것도 의문입니다. 하루에 6마리를 볼 수 있을까요? 아마 레무스도 거짓말을 했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그러나 로물루스는 더 심한 거짓말을 한 것입니다.
거짓말의 크기가 로마의 지배자와 운명을 바꿨다는 생각이 듭니다. 갑자기 고등학교 때 친구가 떠올랐습니다.항상 약속에 늦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매일 늦으니, 언젠가는 마음먹고 30분 늦게 간 적이 있습니다. 의기양양했지만, 그 친구는 그로부터 다시 30분 후에 등장하더군요. 아마 레무스의 심정이 저의 심정과 같았을 것입니다. 승복하기 싫었겠지만, 합의된 절차에 따라 결정되었기 때문에, 레무스도 팔라티노 언덕을 수도 로마의 첫 번째 경계로 삼는 것에 따릅니다.
[출처 :By Jean-Pol GRANDMONT - 자작, CC BY-SA 3.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17070245]
팔라티노 언덕을 지지했던 로물루스가 승리하면서 로마는 완벽하게 로물루스의 나라가 됩니다. 원래 팔라티노 언덕의 이름은 목동들의 수호신인 '팔레스'의 이름에서 유래합니다. 팔라티노 언덕에는 목동들이 많이 살았기 때문입니다. 이후 기원전 204년부터 신전과 궁전들이 세워지기 시작합니다. 이 궁전들 덕분에 '팰리스'라는 말이 이 언덕에서 유래하게 됩니다.
나중에 로마를 방문할 계획이 있으시다면, 팔라티노 언덕도 꼭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밤에 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관광객으로 가득한 낮이 아니라, 고즈넉한 밤에 팔라티노 언덕의 궁전들을 바라보면, 마치 시간을 거슬러 로마의 밤에 도착한 기분이 듭니다. 로마가 시작된 유적 속에서 과연 로물루스의 Virtu(덕)이 로마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상상해보시길 바랍니다.
제가 밤의 팔라티노 언덕에서 발견한 로물루스의 Virtu는 '더 큰 거짓말을 하는 능력' 그리고'절차를 중시하는 태도'였습니다. '더 큰 거짓말을 하는 능력'은 도덕적이지 못한 Virtu였지만, '절차'를 중요시하는 태도는 아주 로마인스러웠습니다. 의견이 다른 상대를 단순히 죽이거나 싸워서 제압하고,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는 것이 아니라, '독수리 숫자'를 세면서 결정하는 절차를 제안합니다. 고집 센 쌍둥이 형제를 힘의 정의가 아닌 절차적 정의를 통해서 승복시킵니다. 건국을 했던 왕이 절차를 중요시한 이야기는 분명 후손들에게는 따라야할 태도가 되었을 것입니다. 법과 제도를 무시하려는 권력자가 있다면, '건국왕 로물루스도 절차를 중요시 여겼는데, 네가 감히!'라고 했을 수도 있습니다.
마키아벨리는 건국자의 Virtu는 입지와 법제도의 정비라고 말합니다. 팔라티노 언덕을 선택하는 과정과 결과야말로, 로물루스의 Virtu를 설명해주는 일화입니다.
로마인 이야기 | 시오노 나나미
로물루스 _ 전설의 시작
“도시를 어디에 세우느냐에 따라 주민의 장래가 결정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로마사 논고 / 마키아벨리
정도성 서사 라이브러리 대표
읽고 계시는 콘텐츠는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입니다. 로마사 논고(마키아벨리), 로마인 이야기(시오노 나나미), 문명이야기(윌 듀란트), 로마제국쇠망사(에드워드 기번) 등을 읽고, 밑줄 그은 내용을 이야기합니다. 다양한 책들의 밑 줄이 등장하는 데, 왜 하필 제목이 '로마인 이야기'라고 하는 지 궁금해하실 수도 있습니다. 특히 역사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더욱 그런 생각을 하시겠죠.
'로마인 이야기'가 처음 출간된 1990년대에는 권장할 만한 인문 교양서로 각광받았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평가가 달라졌습니다. 작가의 역사관이나 상상을 바탕으로 한 전개가 역사책이 아닌 역사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고 평가되기도 합니다. 이런 평가를 알면서도 '로마인 이야기'라는 제목을 선택한 이유는 관점 때문입니다.
서사 라이브러리에서는 사건이나 역사의 흐름을 다루기보다는, 로마의 흥망성쇠를 이끈 '로마인들의 선택'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로마의 위인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선택에 이르렀는지를 돌아봅니다. 선택의 결과를 아는 것이 지식이라면, 선택의 과정을 아는 것은 지혜에 가깝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삶을 만들어내는 수많은 선택들을 좀 더 지혜롭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로마인 이야기'의 첫 번째 선택은 '입지'입니다.
왜 입지일까?
유현준 교수님의 책을 읽으면, 우리가 사는 도시가 우리의 생각과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깨닫게 됩니다. 시오노 나나미도 비슷한 주장을 합니다.
솔직히, 처음 읽었을 때에는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치솟았습니다. 도시의 운명을 입지에 끼워맞춘 느낌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오노 나나미가 좋아하는 마키아벨리의 '로마사 논고'를 읽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저는 권위에 약한 사람이었습니다. 이상하게, 시오노 나나미가 말하면 반박하고 싶었는데, 마키아벨리까지 입지를 논하자 '그렇군요'라며 빠르게 수긍을 했습니다. 마키아벨리 선생님도 이야기하셨으니,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입지는 도시의 방향성에 영향을 미친다."
참고로, '로마사 논고'에서 마키아벨리가 언급한 '덕'은 도덕적인 선함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로마사 논고'나 '군주론'에서 마키아벨리가 이야기하는 덕(Virtu)는 결단력,용기,지혜, 상황에 맞게 행동할 수 있는 유연성까지 포괄하는 의미입니다. '역량'에 가까운 개념들이 포함됩니다. '덕'이라고 표현하기보다는 원어 표현을 살려서, '비르투'라고 말하는 것이 좀더 정확한 의미에 다가갈 수 있는 표현 같습니다.
전설의 시작, 팔라티노 언덕
'로마'는 7개의 언덕, 그중에서도 팔라티노스 언덕에서 시작했습니다. 로마의 건국은 쌍둥이 형제 로물루스와 레무스에 의해 이루어졌습니다. 로물루스는 팔라티노스 언덕을, 레무스는 아벤티노 언덕을 도시의 시작으로 삼을 것을 주장합니다. 스티븐 세일러의 '로마'에서는 이 갈등을 흥미롭게 묘사합니다. 그는 미국의 역사 소설가로, '로마 서브 로사' 시리즈를 집필했습니다. 검색해보면 16권까지 출시된 듯 합니다. 국내에서는 청림출판에서 4권까지만 출판되었고 후속편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역사소설과 추리소설을 좋아하신다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청림출판에서는 나머지 책들도 빨리 출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레무스는 도시의 확장성을 생각해서 최초의 성벽은 아벤티노 언덕이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소설에서) 로물루스는 자신들이 팔라티노 언덕에서 자라왔다는 사실과 애정으로 인해 팔라티노스 언덕을 지지합니다. 둘의 갈등이 점점 커지자 결국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점을 치기로 합니다. 각자의 언덕에서 정해진 시간동안 독수리가 몇 마리가 나타나는 지를 세어보기로 합니다.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직접 세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점치는 신관에게 맡깁니다.
“로물루스가 레무스를 속였구나.”
둘 사이의 거리는 고작 1.4km에 불과합니다. 빠른 도보로 15분이면 가는 거리입니다. 아벤티노 언덕과 팔라티노 언덕은 가깝지만, 그렇다고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지도 않습니다. 기원전 753년경, 매연 하나 없는 맑은 하늘에 팔라티노 언덕 위를 날던 독수리가 아벤티노 언덕을 보지 못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참새도 아니고, 거대한 독수리가 안 보이다니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독수리를 6마리나 봤다는 것도 의문입니다. 하루에 6마리를 볼 수 있을까요? 아마 레무스도 거짓말을 했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그러나 로물루스는 더 심한 거짓말을 한 것입니다.
거짓말의 크기가 로마의 지배자와 운명을 바꿨다는 생각이 듭니다. 갑자기 고등학교 때 친구가 떠올랐습니다.항상 약속에 늦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매일 늦으니, 언젠가는 마음먹고 30분 늦게 간 적이 있습니다. 의기양양했지만, 그 친구는 그로부터 다시 30분 후에 등장하더군요. 아마 레무스의 심정이 저의 심정과 같았을 것입니다. 승복하기 싫었겠지만, 합의된 절차에 따라 결정되었기 때문에, 레무스도 팔라티노 언덕을 수도 로마의 첫 번째 경계로 삼는 것에 따릅니다.
팔라티노 언덕을 지지했던 로물루스가 승리하면서 로마는 완벽하게 로물루스의 나라가 됩니다. 원래 팔라티노 언덕의 이름은 목동들의 수호신인 '팔레스'의 이름에서 유래합니다. 팔라티노 언덕에는 목동들이 많이 살았기 때문입니다. 이후 기원전 204년부터 신전과 궁전들이 세워지기 시작합니다. 이 궁전들 덕분에 '팰리스'라는 말이 이 언덕에서 유래하게 됩니다.
나중에 로마를 방문할 계획이 있으시다면, 팔라티노 언덕도 꼭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밤에 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관광객으로 가득한 낮이 아니라, 고즈넉한 밤에 팔라티노 언덕의 궁전들을 바라보면, 마치 시간을 거슬러 로마의 밤에 도착한 기분이 듭니다. 로마가 시작된 유적 속에서 과연 로물루스의 Virtu(덕)이 로마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상상해보시길 바랍니다.
제가 밤의 팔라티노 언덕에서 발견한 로물루스의 Virtu는 '더 큰 거짓말을 하는 능력' 그리고'절차를 중시하는 태도'였습니다. '더 큰 거짓말을 하는 능력'은 도덕적이지 못한 Virtu였지만, '절차'를 중요시하는 태도는 아주 로마인스러웠습니다. 의견이 다른 상대를 단순히 죽이거나 싸워서 제압하고,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는 것이 아니라, '독수리 숫자'를 세면서 결정하는 절차를 제안합니다. 고집 센 쌍둥이 형제를 힘의 정의가 아닌 절차적 정의를 통해서 승복시킵니다. 건국을 했던 왕이 절차를 중요시한 이야기는 분명 후손들에게는 따라야할 태도가 되었을 것입니다. 법과 제도를 무시하려는 권력자가 있다면, '건국왕 로물루스도 절차를 중요시 여겼는데, 네가 감히!'라고 했을 수도 있습니다.
마키아벨리는 건국자의 Virtu는 입지와 법제도의 정비라고 말합니다. 팔라티노 언덕을 선택하는 과정과 결과야말로, 로물루스의 Virtu를 설명해주는 일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