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정석 | 정홍수
한국인이 포기 못하는 말버릇 1위, ‘아니, 진짜’
SNS에 ‘한국인 3분 안에 전멸하는 말버릇 술게임’이라는 콘텐츠가 돌아다닌다. 그중 첫번째는 대화 시에 ‘아니’를 사용하면 벌칙으로 술 2잔을 마시게 된다. 그만큼 우리의 대화에 ‘아니’의 사용이 만연하다. ‘아니’는 아랫사람이나 대등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 묻는 말에 부정하며 대답할 때 쓰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니라는 말이 부정적이라는 인식에 둔감하다. 또한, 이 같은 부정의문문은 내 의견에 자신이 없을 때 사용하는 말임을 유의해야 한다.
대화도 배워야 한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이라고 한다. 엄마에게 처음 배운 단어, 아빠와 나눈 첫 대화를 시작으로 한 아이의 ‘대화 세계관’이 만들어진다. 아이는 한글을 배우고 어른의 말을 따라하면서 다양하게 대화하는 법을 습득하게 된다. 대화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인간관계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화법은 누군가 가르쳐 준 적도 없고, 한 번도 배우고 공부하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대화법은 왜 중요한 것일까? 대화법은 사람을 이끌 무기가 된다. 즉, 조직의 리더나 강연자만 대화법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프리랜서, 주부도 각자의 위치에서 사람을 이끌 수 있고, 관계를 잘 맺어야 한다. 그 관계를 맺는 방법은 ‘대화’다. 따라서 대화도 배워야 한다. 특히 관계에 어려움을 겪을 때, 나의 진심을 상대에게 전해야 할 때 올바른 대화법은 혜안이 된다. 아나운서이자 11년차 말하기 강사인 저자는 우리 일상에서 자주 잘못 쓰이는 대화법을 소개하고, 잘못된 대화법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구체적인 실천법을 제시한다.

어색한 점심 시간, 대화를 어떻게 이어 나갈까?
대화를 이어지게 하는 힘은 관심이라고 한다. 그런데, 반복되는 직장 생활이나 소개팅 같은 첫 만남에서 상대방에게 관심을 쏟기란 에너지 소모가 큰 일이다. 이럴때 사용하는 대화 스킬이 있다. 결과보다 감정을 묻는 스킬이다. 대화에 서툰 사람은 결과에 초점을 둔다.“오늘 뭐 했어?”, “취미가 뭐예요?”와 같은 상대방에게 관심을 표현하려고 말을 꺼내지만, 돌아오는 대답이 단답형일 경우 대화는 금방 종료되고 만다. 이럴땐 감정에 관심을 두고 물어보자. 감정은 대답이 정해져있지 않기 때문에 대화가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오늘 회사에서 당황스러운 일은 없었어?”, “취미가 운동이군요. 운동을 하고 나면 어떤 기분인가요?” 와 같이 바꿔볼 수 있다. 가까운 지인과 가족에게 오늘은 감정에 초점을 둔 질문을 해보자. “이번 주에 언제 가장 행복했어?”하며 그 사람에게 행복의 기억을 다시 상기시켜 주자.

말할 때 ‘아니, 진짜~’로 시작하는 한국인
한국인이 가장 흔하게 쓰는 말버릇을 꼽으라면 ‘아니’를 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아니’는 아랫사람이나 대등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 묻는 말에 부정하며 대답할 때 쓰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니’라는 말이 부정적이라는 인식에 둔감하다. 습관처럼 쓰는 ‘아니’를 빼고 말해보면 부정문이 긍정문으로 바뀌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은 신제품 회의를 위한 마케팅팀의 대화 내용이다.
AS IS) 아니, 잠시만요. 지난번 방송을 떠나 완전히 신제품을 판다고 생각해봅시다.
TO BE) 지난번 방송을 떠나서 완전히 신제품을 판다고 생각하고 의견을 내면 좋겠어요.
부정문을 긍정문으로 바꾸는 사소한 대화법은 또 하나 있다. ‘-하지 않아요’ 대신 ‘-하는 게 어때요?’를 사용하는 것이다. 점심시간 메뉴로 설렁탕을 먹으러 가고 싶은 나의 의견에 동의를 구하는 상황에 사용해보자.
AS IS) “김 대리님, 날이 쌀쌀한데 설렁탕 먹는 게 낫지 않아요?”
TO BE)“김 대리님, 날이 쌀쌀하니까 설렁탕 먹는 게 어때요?”라고 바꿔 물어보는 것이다.
부정 의문문 대신 긍정 의문문으로 바꾸는 대화법이다. 부정 의문문은 주로 내 의견에 자신이 없을 때 사용된다. 확신이 있고, 결정을 주도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긍정문 또는 긍정 의문문의 스킬을 사용해 보자.
문장 부호, 이모티콘 대신 한 문장 더하기
지금은 채팅으로 소통하는 시대다. 우리는 친구 간의 대화뿐 아니라 업무 메신저나 메일에도 문장 부호와 이모티콘을 거리낌없이 사용한다. 느낌표를 여러 개 사용하기도 하고(넵!!!), 물결표(감사합니다~~), 부사(진짜, 정말) 등을 남발한다. 느낌표를 여러 개 사용해서 상대방의 말에 강한 긍정을 나타내주기도 하고, 기쁘고 신날 때를 표현하기도 한다. 문제는 과한 사용이다. 문장 끝에 한 번만 붙여도 충분하다. “감사합니다!”에 덧붙여 나의 마음을 표현하는 한 문장을 더해보자.물결표는 어떠한가? “안녕하세요~”, “나중에 연락해요~~~” 같은 문장은 흔히 사용된다. 물결표를 중복 사용하는 경우는 친절함을 강조할 때 사용된다. 그러나 이는 친절한 ‘척’하는 것이다. 친절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지 말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친절한 내용을 말하고 행동하면 친절은 충분하다. 문장 부호에서 감정을 느끼려고 하지 말자.

‘원래’ 라는 말 대신 시점 밝히기
‘원래’는 사물이 전해 내려온 그 처음이라는 명사로 쓰이거나 ‘처음부터’ 또는 ‘근본부터’라는 부사로 쓰인다. 그런데 이 원래라는 말이 대화법에 등장하는 순간, 듣는 상대방은 기분이 언짢아질 확률이 높다. “나 원래 그래.”, “원래 규정상 안됩니다.” 라는 말은 변화의 의지가 없는 것처럼 들리거나 책임을 피하려고 할 때 사용된다는 인식이 있다. 그러면 어떻게 바꾸어야 할까? ‘원래’라는 말을 빼고 명확하게 시점을 밝혀 말해 보자.
AS IS) “나 원래 그래.”
TO BE) “고등학교 때부터 습관이야”
AS IS) “원래 규정상 안됩니다.”
TO BE) “규정 약관이 생긴 이래로 예외 사항을 적용한 적이 없습니다.”
대화의 정석 | 정홍수
한국인이 포기 못하는 말버릇 1위, ‘아니, 진짜’
SNS에 ‘한국인 3분 안에 전멸하는 말버릇 술게임’이라는 콘텐츠가 돌아다닌다. 그중 첫번째는 대화 시에 ‘아니’를 사용하면 벌칙으로 술 2잔을 마시게 된다. 그만큼 우리의 대화에 ‘아니’의 사용이 만연하다. ‘아니’는 아랫사람이나 대등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 묻는 말에 부정하며 대답할 때 쓰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니라는 말이 부정적이라는 인식에 둔감하다. 또한, 이 같은 부정의문문은 내 의견에 자신이 없을 때 사용하는 말임을 유의해야 한다.
대화도 배워야 한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이라고 한다. 엄마에게 처음 배운 단어, 아빠와 나눈 첫 대화를 시작으로 한 아이의 ‘대화 세계관’이 만들어진다. 아이는 한글을 배우고 어른의 말을 따라하면서 다양하게 대화하는 법을 습득하게 된다. 대화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인간관계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화법은 누군가 가르쳐 준 적도 없고, 한 번도 배우고 공부하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대화법은 왜 중요한 것일까? 대화법은 사람을 이끌 무기가 된다. 즉, 조직의 리더나 강연자만 대화법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프리랜서, 주부도 각자의 위치에서 사람을 이끌 수 있고, 관계를 잘 맺어야 한다. 그 관계를 맺는 방법은 ‘대화’다. 따라서 대화도 배워야 한다. 특히 관계에 어려움을 겪을 때, 나의 진심을 상대에게 전해야 할 때 올바른 대화법은 혜안이 된다. 아나운서이자 11년차 말하기 강사인 저자는 우리 일상에서 자주 잘못 쓰이는 대화법을 소개하고, 잘못된 대화법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구체적인 실천법을 제시한다.
어색한 점심 시간, 대화를 어떻게 이어 나갈까?
대화를 이어지게 하는 힘은 관심이라고 한다. 그런데, 반복되는 직장 생활이나 소개팅 같은 첫 만남에서 상대방에게 관심을 쏟기란 에너지 소모가 큰 일이다. 이럴때 사용하는 대화 스킬이 있다. 결과보다 감정을 묻는 스킬이다. 대화에 서툰 사람은 결과에 초점을 둔다.“오늘 뭐 했어?”, “취미가 뭐예요?”와 같은 상대방에게 관심을 표현하려고 말을 꺼내지만, 돌아오는 대답이 단답형일 경우 대화는 금방 종료되고 만다. 이럴땐 감정에 관심을 두고 물어보자. 감정은 대답이 정해져있지 않기 때문에 대화가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오늘 회사에서 당황스러운 일은 없었어?”, “취미가 운동이군요. 운동을 하고 나면 어떤 기분인가요?” 와 같이 바꿔볼 수 있다. 가까운 지인과 가족에게 오늘은 감정에 초점을 둔 질문을 해보자. “이번 주에 언제 가장 행복했어?”하며 그 사람에게 행복의 기억을 다시 상기시켜 주자.
말할 때 ‘아니, 진짜~’로 시작하는 한국인
한국인이 가장 흔하게 쓰는 말버릇을 꼽으라면 ‘아니’를 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아니’는 아랫사람이나 대등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 묻는 말에 부정하며 대답할 때 쓰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니’라는 말이 부정적이라는 인식에 둔감하다. 습관처럼 쓰는 ‘아니’를 빼고 말해보면 부정문이 긍정문으로 바뀌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은 신제품 회의를 위한 마케팅팀의 대화 내용이다.
부정문을 긍정문으로 바꾸는 사소한 대화법은 또 하나 있다. ‘-하지 않아요’ 대신 ‘-하는 게 어때요?’를 사용하는 것이다. 점심시간 메뉴로 설렁탕을 먹으러 가고 싶은 나의 의견에 동의를 구하는 상황에 사용해보자.
부정 의문문 대신 긍정 의문문으로 바꾸는 대화법이다. 부정 의문문은 주로 내 의견에 자신이 없을 때 사용된다. 확신이 있고, 결정을 주도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긍정문 또는 긍정 의문문의 스킬을 사용해 보자.
문장 부호, 이모티콘 대신 한 문장 더하기
지금은 채팅으로 소통하는 시대다. 우리는 친구 간의 대화뿐 아니라 업무 메신저나 메일에도 문장 부호와 이모티콘을 거리낌없이 사용한다. 느낌표를 여러 개 사용하기도 하고(넵!!!), 물결표(감사합니다~~), 부사(진짜, 정말) 등을 남발한다. 느낌표를 여러 개 사용해서 상대방의 말에 강한 긍정을 나타내주기도 하고, 기쁘고 신날 때를 표현하기도 한다. 문제는 과한 사용이다. 문장 끝에 한 번만 붙여도 충분하다. “감사합니다!”에 덧붙여 나의 마음을 표현하는 한 문장을 더해보자.물결표는 어떠한가? “안녕하세요~”, “나중에 연락해요~~~” 같은 문장은 흔히 사용된다. 물결표를 중복 사용하는 경우는 친절함을 강조할 때 사용된다. 그러나 이는 친절한 ‘척’하는 것이다. 친절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지 말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친절한 내용을 말하고 행동하면 친절은 충분하다. 문장 부호에서 감정을 느끼려고 하지 말자.
‘원래’ 라는 말 대신 시점 밝히기
‘원래’는 사물이 전해 내려온 그 처음이라는 명사로 쓰이거나 ‘처음부터’ 또는 ‘근본부터’라는 부사로 쓰인다. 그런데 이 원래라는 말이 대화법에 등장하는 순간, 듣는 상대방은 기분이 언짢아질 확률이 높다. “나 원래 그래.”, “원래 규정상 안됩니다.” 라는 말은 변화의 의지가 없는 것처럼 들리거나 책임을 피하려고 할 때 사용된다는 인식이 있다. 그러면 어떻게 바꾸어야 할까? ‘원래’라는 말을 빼고 명확하게 시점을 밝혀 말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