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50에 실리콘밸리에 갈 수 있는 방법

계속 가봅시다 남는 게 체력인데·정김경숙(로이스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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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50에 실리콘밸리에 갈 수 있는 방법

계속 가봅시다 남는 게 체력인데·정김경숙(로이스킴)

나는 정말 배움의 속도가 느린 사람이지만 그건 느린 거지 늦은 건 아니었던 셈이다.

어떤 일에 너무 늦은 건 없다.

뻔한 말이지만 그만큼 맞는 말이다.

오늘 하면 내일 달라질 수 있다.

오늘 통하지 않는 말도 내일은 통할 수 있다.

<계속 가봅시다 남는 게 체력인데> / 146p

 

우리는 왜 매번 목표를 세우고 실패할까요? 대부분의 다이어리에는 ‘한 주에 4회 운동하기’ ‘몸무게 ○kg 감량!’ ‘아이와 주 5시간 이상 함께 보내기’ 등등 한 주, 하루의 목표가 꼼꼼히 세워져 있습니다. 그러나 보통 이러한 계획들은 용두사미가 되기 쉽죠. 헬스장이 붐비는 시기가 1월 초인 것만 봐도 목표를 꾸준히 실천하는 사람은 드문 것 같습니다.

 


우리가 지치는 이유는?

목표를 세우기 때문이다


정김경숙은 2007년 구글코리아 커뮤니케이션팀 총괄 임원으로 합류해 12년간 구글에서 일했습니다. 나이 쉰이 되던 2019년 실리콘밸리로 건너가 구글 본사 글로벌 커뮤니케이션팀의 인터내셔널 리에종 및 스토리텔링 디렉터로 재직 중인데요. 그는 우리가 쉽게 지치는 이유는 목표를 세우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목표보다는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죠. 

 

목표가 아닌 방향성이 중요하다

 

‘올해 기필코 승진하겠다’ 대신에 ‘누가 뭘 물어봐도 대답할 수 있는 내 분야의 스페셜리스트가 되겠다’는 방향성, ‘아이와 주 5시간 이상 대화 시간을 갖겠다’ 대신 ‘가족 친화적인 한 해를 보내야지’하는 방향성이 있겠습니다. 어떤 날은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는, 방향성을 설정하면, 계획을 못 지킬 일도 없고, 그 결심을 중단할 일도 없습니다. 너무 구체적인 목표보다 방향성을 설정하면, 포기의 가능성은 줄고 오래할 수 있습니다.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사회 초년생 시절 열정으로 일했던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다 N년 차쯤 되면 어느 순간 갑자기 내 몸과 마음이 ‘멈춤’ 버튼을 누르라고 신호를 보내는 때가 오죠. 내 일이 좋지만 지겹고, 그렇다고 다른 일이 하고 싶은 것도 아닌, 대혼란이 찾아옵니다. ‘이대로 계속 가는 게 맞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죠. 저자는 어쨌든 “계속 가봅시다”라고 답합니다. 대신 방향성을 정하고, ‘확장’해보라고 권합니다.

 


일과 삶의 확장


일에 대한 권태, 지겨움만 남은 번아웃, 보어 아웃 상태에서 업무를 ‘확장’하라니. 무슨 말인가 싶을 텐데요. 지금까지 당신이 인형 눈알을 다는 일을 100% 해왔다면, 이젠 그중 20%는 인형 팔을 다는 일을 해보면서 시선을 돌려보는 것입니다. 하고 있던 일에서 한 발 떨어져서 자기에게 필요한 일을 탐색해보라는 것이죠.

 

저자에게 20% 딴짓은 대학원과 운동, 업무의 확장에 있었습니다. 대학원에 가면 배우는 사람들 사이에서 생산적이고 건강한 에너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소진된 에너지를 채우는 시간이었죠. 저자는 운동에 재능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시합에 나가면 30초 만에 지는데도 14년 넘게 검도를 하고, 50년 물공포증을 극복하기 위해 수영을 했습니다. 재능이 없더라도 묵묵히 하루하루를 채워가는 힘을 배웠습니다. 이렇게 꼭 잘하는 것을 하지 않아도, 나의 마음가짐을 바꿀 수 있었고, 다른 일을 하는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이기려는 목적이 아닌,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고 다른 일의 동력을 재생산하는 체력을 기르는 목적으로서의 운동이 중요하다

 

결과적으로 이런 딴짓은 업무적으로도 의미 있게 돌아왔습니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구글에서 3년 뒤, 7년 뒤, 10년 뒤의 계획은 무의미했습니다. 커리어 플랜에 열린 사고를 갖고, 유관 부서를 옮겨 다녀야 했죠. 그때마다 대학원에서 배웠던 유관 업무에 필요한 지식이 유용했고, 끊임없이 운동에 도전했던 경험을 통해 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스스럼없이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스페셜리스트에서 제너럴리스트로


직장에서 몇 년 정도 일하다 보면, 스페셜리스트가 될 것인가, 아니면 두루두루 전 분야를 아는 제너럴리스트가 될 것이냐 고민되는 때가 옵니다. 저자는 오래 일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순간에 자신의 포지션을 스페셜리스트에서 제너럴리스트로 스위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최소 3년~10년 정도까지는 내 전문 영역에서 스페셜리스트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들이 안 보는 곳을 보고, 남들이 안 해본 접근법을 시도하면서 실무와 경험을 쌓으며 동료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죠. 그러다 어느 순간 이런 고민이 시작됩니다. ‘이 부서에 계속 있는 게 나을까’, ‘다른 분야로 이직하면 지금까지 경력은 뭐가 되지?’ 이 시기가 바로 제너럴리스트가 되어야 할 때입니다.

 

독단이 아닌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가 되어야한다

 

제너럴리스트는 ‘타 부서와의 협업하는 방법을 알고 윈윈을 이끌어내는, 그래서 결국 전사적으로 더 큰 성과를 내는 생각의 틀이자 실행의 힘을 가진 사람’입니다. 제너럴리스트의 통합적, 거시적 업무 태도는 일을 10년, 20년 할 수 있는 중요한 동력이 됩니다.

 


에너지를 만드는 일과 쓰는 일


저자는 일과 삶의 모호한 구분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에너지를 만드는 일(create energy)’과 ‘에너지를 쓰는 일(drain energy)’로요. 이렇게 둘로 구분하여 균형과 조화를 찾아나가면 지치지 않고 오래 일할 수 있다는 것이죠.

 

저는 이 표현을 통해 일과 삶이라는 모호했던 경계를 훨씬 더 명징하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일상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일과 쓰는 일을 돌아보고, 나만의 조화로운 상태를 찾아보고 싶어졌습니다. 여러분의 일상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일과 쓰는 일은 어떤 것이 있나요? 둘 중 한쪽으로 기울어진 부분은 없는지 돌아보시길 권합니다.  

써먹을 포인트

  • 이 책의 저자는 우리가 쉽게 지치는 이유를 '목표를 세우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그보다 '방향성'과 '확장성'을 강조합니다.
  • 방향성을 설정하면 계획을 못 지킬 일도 없고, 그 결심을 중단할 일도 없습니다. 포기의 가능성은 줄고 오래할 수 있는 거죠.
  • 확장성을 위해 '딴짓'을 권합니다. 업무 외 생산적인 대학원 학업과 재능은 없지만 꾸준한 운동을 통해 오히려 업무의 확장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 저자는 오래 일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순간에 자신의 포지션을 스페셜리스트에서 제너럴리스트로 스위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제너럴리스트는 '타 부서와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발휘하고 결과적으로 윈윈하는 사람입니다. 통합적, 거시적 업무 태도는 10년, 20년 일을 지속할 수 있는 중요한 동력이 됩니다.